원화 약세(환율급등) 흐름 속에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8월 외국인이 국내에서 관광 또는 출장목적으로 쓴 돈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9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8월 유학 연수 등을 제외한 외국인의 국내 지출을 뜻하는 일반여행 수입(收入)은 11억4,000만달러로 2008년 11월(11억6,000만달러) 이후 최대였다. 증가율도 전년 같은 달 대비 43.9%로 전월(21.5%)의 두 배에 달해, 2009년 2월(97.6%) 이후 가장 컸다.
환율급등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8월 원ㆍ달러 환율이 평균 1,074.05원에서 지난달 1,125.09원으로 4.8%나 상승한 걸 감안하면 일반여행 수입은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8월 일반여행 지급(내국인의 해외 지출)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3억6,000만달러로 전달보다 3.4% 줄었다. 증가율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3.5% 증가했으나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말(13.2%)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8월 여행수지 적자는 2억2,000만달러로 7월(4억9,000만달러)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8월 중 일본인과 중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많이 늘어난 반면, 8월 후반 들어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에선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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