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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사람답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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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사람답게 살아라

입력
2011.10.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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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 을 보면 '이름값'이란 말은 올라 있고 '자릿값'이란 말은 없다. 그건 자리의 가치보다는 이름의 가치가 숭고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름값은 곧 사람값이다. 이름값 하라는 충고는 '사람값 하고 살아라'는 말이다. 이름값보다 자릿값에 더 가치를 두는 사람이 많다.

자신의 이름보다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많다. 어떤 조직이든 자리는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는 법이다. 올라갈수록 자리는 줄어들고 높아질수록 자리는 좁아든다. 그래서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한다.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자신의 능력에 따라 자리에 앉은 사람에겐 존경이 따르지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름값도 자릿값도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일찍이 미국의 시인 헨리 반 다이크는 무명교사를 예찬했다. 하지만 요즘은 자리를 예찬한다. 자리에 목을 건다. 자리를 차지하려고 사람이길 포기하고, 그 자리에 앉으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또 사람이길 포기한다. 사람값 못하고 이름값 못하는 자리라면 미련 없이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사람의 자리일 것이다. 소설가 요산 김정한 선생은 '사람답게 살아라'라고 가르쳤다. 나에게 묻는다. 언제든지 내가 앉은 어떤 자리라도 다 비워주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예'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나도 이름값 못하고 사는 사람이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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