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25발을 정확히 과녁에 꽂은 ‘신궁(神弓)’이 탄생해 화제다.
궁도 공인 9단 김연수(44ㆍ인천메트로)는 제9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진귀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지난 7일 10발 만점, 8일 10발 만점에 이어 9일 경기 안산 광덕정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도 5발 퍼펙트를 기록, 25시25중(二十五矢二十五中)을 쐈다. 이로써 김연수는 1946년부터 시작된 전국체전 궁도에서 최초로 ‘퍼펙트 게임’을 기록한 ‘신궁’이 됐다.
그의 기록은 사흘간에 거쳐 작성된 것이라 희귀하다. 25시를 하루에 몰아 쏘면 선수의 컨디션에 따라 ‘퍼펙트’가 아주 가끔씩 나오기도 하지만 ‘3일 경기’에서는 전례가 없다는 게 대한궁도협회의 설명이다. 궁도 관계자는 “불가능한 기록을 세운 것”이라며 한 목소리로 신궁의 탄생을 축하했다.
김연수는 96년에 우리 전통활인 각궁(角弓)과 전통화살인 죽시(竹矢)를 처음 잡으며 궁도에 입문했다. 궁도에 매료된 그는 5년 전 전기기술자에서 실업팀 선수로 전업했다. 신궁으로 깜짝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연수는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게 있다면 활을 대하는 자세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야 낚시’에 신궁의 비결이 숨어있다는 것. 김연수는 심야에 산속 낚시를 즐긴다. 그는 “고요한 낚시터에서 활을 어떻게 쏘아야 할지 계속 명상한다. 낚시를 하지만 활을 가지고 가지 않는 때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자신만의 철학도 밝혔다. “활은 힘과 기술로 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쏜다는 걸 깨닫게 됐다. 맞히려 하지 않고 마음으로 본다는 것을 활을 잡고 10년 만에 느끼게 됐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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