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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 계주 한국신 '금지 약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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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 계주 한국신 '금지 약물의 힘'

입력
2011.10.0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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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100m '2인자' 임희남(27ㆍ광주광역시청ㆍ최고기록 10초32)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약물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임희남은 당시 400m 계주 한국대표팀 네 번째 주자로 출전해 한국신기록(38초94) 경신에 힘을 보탰다.

9일 육상연맹의 한 관계자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6일 대한육상경기연맹에 비공식 문서형태로 임희남이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됐음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IAAF는 지난달 4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폐막일에 열린 400m 계주 예선이 끝난 뒤 대표팀의 소변을 채취했는데 임희남에게서 흥분제 성분(크레아틴)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맹은 IAAF에 소명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임희남의 8일 전국체전 출전을 묵인했다. 연맹은 또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에 정식으로 보고하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전국체전이 끝난 뒤 임희남이 소명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AAF의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입을 모았다. 임희남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최종 확정되면 적발 시점인 9월4일로 날짜를 소급해 이후 임희남이 각종 대회에서 작성된 모든 기록이 무효처리 된다. 따라서 세계육상선수권 400m 계주 예선에서 세웠던 한국기록은 물론이고 전국체전에서 수립한 기록과 순위도 모두 삭제된다. 임희남은 전국체전 1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희남 측은 "연맹으로부터 도핑 관련한 어떤 연락도 받은 것이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임희남은 9일 오전 200m 예선을 앞두고 도핑 소식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대구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출전선수 전원에 대해 도핑검사를 실시했지만 당시에는 금지약물 양성반응 보인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대회 기간 중에 IAAF가 실시한 도핑검사에서 임희남의 약물복용이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육상연맹의 선수관리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잊을 만 하면 터져 나오는 약물의혹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땜질처방으로 모면했다는 것이다. 2년 전 여자 장대높이뛰기 한국기록 보유자 임은지가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을 때 이렇다 할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연맹은 앞서 6월 마라톤 남녀 대표 선수들에 대한 도핑 의혹이 불거져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 임희남이 복용한 크레아틴은?

크레아틴은 운동 지속 능력을 도와주는 일종의 영양제로 금지 약물은 아니다. 따라서 선수들이 종종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주 복용할 경우 몸속에서 흥분제 성분으로 바뀐다. 그동안 국내 대회에서는 약물 검사가 비교적 허술하게 진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육상인은 "국내 대회에서는 한국기록을 세운 선수 정도만이 도핑테스 트를 받는다. 나머지는 약물 검사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크레아틴과 같은 영양제를 별다른 거부감 없이 복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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