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애플일까. 스티브 잡스는 특유의 신비주의답게 생전에 왜 회사이름을 애플로 지었고, 누군가 한 입 먹은 것 같은 로고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명쾌하게 설명한 적이 없다. 하지만 잡스의 사망과 함께 수수께끼로 묻힐 뻔 했던 이 비밀이 애플 공동창업자였던 스티브 워즈니악에 의해 35년 만에 풀렸다.
워즈니악은 잡스 사망시점에 맞춰 AP통신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1976년 창업 당시 잡스는 공동체를 이뤄 경작되고 있었던 한 사과 과수원을 방문한 뒤 '애플'이란 이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애플 로고를 직접 디자인한 롭 자노프도 앞서 "잡스는 유기농 사과 과수원에서 일을 했고 애플 이란 이름을 무척 좋아했다"고 말했다. 자노프는 또 "잡스는 사과가 영양가가 풍부하고 포장하기도 쉽고 쉽게 손상되지도 않기 때문에 완벽한 과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애플이 완벽한 회사가 되길 원했고 더 좋은 이름은 생각해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회사 로고는 처음부터 사과는 아니었다. 또 한 명의 공동창업자였던 로날드 웨인이 직접 그려낸 애플의 초기 로고는 뉴턴이 열매가 곧 떨어질 것처럼 보이는 사과나무 아래 앉아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로고라기 보다는 그림에 가까웠던 것이다.
현재의 사과 모양이 갖춰진 것은 1977년이다. 자노프 디자이너는 무지개 색상의 줄무늬가 가로로 그려진 사과 모양의 로고를 만들었다. 파란색 줄무늬의 IBM을 의식해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사과 자체보다 더 눈에 띄는 건 한 입 베어 문 자국. "토마토인지 체리인지 사과인지 구분이 안돼 한 조각을 잘라냈다"는 설도 있지만, 초기광고를 제작했던 켈리 애드버타이징측은 "한 입 깨문 모양은 지식의 습득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사과 모양의 애플 로고는 색상만 바꿔서 계속 사용되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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