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가을 리턴매치'를 벌이는 SK와 KIA의 준플레이오프 승부는 미디어데이에서 보인 팽팽한 신경전만큼이나 예측불허의 대결이다. '초보'이만수 SK 감독 대행의 믿음의 야구와 '조갈량'조범현 KIA 감독의 지략 대결, 통산 11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KIA와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첫 발을 내딛는 '명가'의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기선 제압은 '힘'대 '힘'으로
이 대행은 7일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로 김광현을 발표했다. 예견된 것이었지만 윤석민(KIA)와의 맞대결을 피하지 않을까라는 추측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대행은 "김광현이 1군에 올라온 직후부터 이미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로 결정했다"면서 "나는 절대로 피하지 않는다. 힘 대 힘으로 붙는 것이 진정한 승부고, 프로야구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민과 김광현의 맞대결은 정규시즌에서도 좀처럼 보기 드문 최강 에이스의 격돌이다. 윤석민은 올시즌 트리플 크라운을 포함해 20년 만의 '선발 4관왕'을 달성했다. 김광현도 올시즌엔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두 말이 필요 없는 왼손 에이스. 둘은 통산 딱 한 차례 맞대결을 벌인 적 있다. 2007년 5월13일 광주에서 김광현이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러나 윤석민도 9이닝 2실점하고도 완투패해 명불허전의 맞대결로 기억된다.
감독이 꼽은 키 플레이어는 박정권과 나지완
이 대행은 키 플레이어로 주저없이 박정권을 지목했다.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의 해결사로 떠올랐던 박정권이 어느 정도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SK 타선의 무게는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할8리, 1홈런, 4타점으로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타율 2할5푼2리에 13홈런, 53타점으로 '평범한'선수로 전락했기에 이 대행의 기대는 더욱 간절하다.
나지완도 올시즌 초반 '크레이지 모드'를 달리다가 번번이 부상에 발목이 잡혀 흐름이 끊겼다.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3할 타율(0.302)에 18홈런을 때린 나지완의 활약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오른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 중인 이범호와,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최희섭의 부진 때문이다. 조 감독은 "(나)지완이와 (김)상현이가 해 줘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2선발 글로버와 로페즈 대안은
SK는 고심 끝에 외국인투수 게리 글로버를 준플레이오프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팔꿈치 부상 복귀 후 지난 1일 삼성전에서 2와3분의1이닝 3실점으로 부진, '불합격'판정을 내린 것이다.
'선발 왕국'이었던 KIA도 로페즈와 트레비스가 좋지 않다. SK는 김광현을 비롯해 브라이언 고든과 송은범으로 '3선발'을 꾸려야 하고, KIA는 로페즈를 불펜으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과 서재응에 한기주가 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대행은 "글로버는 투수코치와 상의 끝에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일단 빼기로 했다"고 말했고, 조 감독은 "로페즈의 활용 방안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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