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으로 맞선 1회말 2사 만루. 디트로이트 6번 타자 돈 켈리가 때린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갔다. 뉴욕 양키스 중견수 커티스 그랜더슨은 전력 질주한 뒤 점프해 간신히 공을 잡아냈다. 만약 타구가 그랜더슨의 키를 넘었다면 싹쓸이 3루타가 되는 동시에 양키스 선발 A.J 버넷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뒤져있는 양키스로선 가슴을 쓸어 내릴만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6회에도 또 한번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를 선보인 그랜더슨은 친정 팀을 상대로 5회에는 3-1로 달아나는 쐐기 2루타도 날렸다. 벼랑 끝에 몰린 양키스를 그랜더슨이 제대로 살렸다.
양키스가 5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4차전에서 10-1로 크게 이기고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그랜더슨은 2009시즌까지 6년간 디트로이트에서 뛰었다. 2007년과 2009년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톱타자로 거듭난 그랜더슨은 2010년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올시즌 2번 타자로 출전해 '4번 타자 위용'을 뽐내며 41홈런 119타점 25도루로 진일보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4안타에 불과하지만 알토란 같은 3타점을 뽑아낸 '해결사'다.
경기 초반 흔들리던 양키스 선발 버넷은 2회부터 안정을 되찾으며 5와3분의2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져 값진 승리를 따냈다. 양 팀의 5차전은 7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편 탬파베이를 4-3으로 제압한 텍사스는 가장 먼저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애드리언 벨트레의 3연타석 솔로홈런이 승부를 갈랐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에 무릎을 꿇었던 텍사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세계 최강 선발진을 뽐내는 필라델피아가 콜 해멀스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세인트루이스를 3-2로 꺾고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겼다. 애리조나는 밀워키를 8-1로 누르고 2연패 뒤 1승을 챙겼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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