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빙상 코치의 지도 방식이 미국과 러시아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 청문회에 회부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에 이어 러시아 빙상대표팀을 지도해온 한국인 코치들도 러시아 쇼트트랙연맹(SKR)과 갈등 끝에 해고됐다.
러시아 쇼트트랙 연맹은 5일(한국시간) 연맹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러시아 대표팀을 지도하던 장권옥(미국명 지미 장) 총감독과 최광복 코치, 마사지 전문가 김지호씨 등 한국인 3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SKR 회장은 해고 이유로 선수 훈련 방식을 둘러싼 한국인 코치들과 러시아인 지도부 간의 갈등을 들었다.
크라프초프 회장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진행된 러시아 대표팀 전지훈련 기간 중 최 코치가 훈련 후 휴식을 하고 있던 한 러시아 선수의 자세가 올바르지 못하다며 벌로 트랙을 30바퀴 더 돌라고 지시한 데서 비롯됐다.
크라프초프 회장은 "최 코치의 행동은 러시아 선수단의 이해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이들과 좋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성과를 내지 못해 불가피하게 해고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빙상연맹도 지난 2월 김동성이 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체벌과 폭행을 가했다는 부모 6명의 신고를 받고 이를 조사해 왔다. 김동성에 대한 청문회는 90일 이내 열리며,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김동성이 불참해도 진행된다. 청문회에서 폭행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김동성은 코치자격이 정지되고 추방될 수도 있다.
김동성은 5년 전 국제심판이 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버지니아주의 한 스케이트클럽 코치로 활동해왔다. 자신의 이름을 딴 DS스피드스케이팅 팀까지 운영하며 자리를 잡는 듯했으나 훈련 중 하키스틱, 스케이트 날 등으로 학생을 체벌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한편 크라프초프 회장은 이날 장 감독 등 한국 코치단 해고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번 사건이 지난 8월 러시아 귀화 의사를 밝힌 안현수의 활동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현수는 이르면 이달 중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고 내년부터 세계 선수권 등 국제대회에 러시아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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