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중요치 않다.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최고의 차라면 그 것으로 족하다.
최소 3억원을 웃도는 럭셔리 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려 고연비의 작고 가벼운 차로 눈을 돌리는 일반 소비자들과는 달리, 초고가 차량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고 있는 것. 이들을 겨냥해 전례 없이 다양한 초고가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롤스로이스다. '영국 왕실의 의전차'라는 닉네임을 지닌 롤스롤이스는 지난 주 한 대 가격이 5억3,000만원이 넘는 롤스로이스 고스트EWB(Extended Wheelbase)를 내놓았다. 여러 옵션을 포함시키면 가격 대는 7억원을 훌쩍 넘는다.
롤스로이스 국내 판매를 맡는 '롤스로이스모터카스서울' 관계자는 "고스트EWB를 지금 계약해도 올해 안에 받기 힘들다"며 "올해 국내에서 판매한 롤스로이스가 25대인데 이 중 19대만 고객에게 넘겼고, 나머지는 공급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이 예상하는 올해 판매량은 30대. 2004년 롤스로이스 국내 판매 이후 최대 규모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대, 지난해 18대와 비교하면 그야 말로 폭발적인 증가세다. 이 기세라면 강력한 경쟁자인 '마이바흐'를 추월하는 것도 시간 문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내 진출 이후 지난해까지 마이바흐는 58대, 롤스로이스는 50대가 팔렸다. 하지만 마이바흐가 올 8월까지 8대만 팔린 점을 감안하면 역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롤스로이스, 마이바흐와 함께 '3대 황제의 차'로 꼽히는 벤틀리도 이에 질세라 지난달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던 '뉴 컨티넨탈 GTC'를 이달부터 판매한다. 외국산 고급차가 모터쇼에 공개된 지 한 달 만에 국내 판매에 들어가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초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빠른 출시를 결정했다는 게 벤틀리모터스코리아측 설명. 3억원 안팎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페라리 공식 수입사 FMK도 5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페라리의 첫 4륜 구동이자 4인승인 '페라리 FF(Ferrari Four)'출시 발표회를 갖고 시판에 들어간다. 12기통 6,262CC 직분사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해 660마력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페라리FF는 페라리 역사상 가장 파워풀하면서도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은 4억 5,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람보르기니를 수입 판매하는 람보르기니서울은 이달 말 6억원대에 팔릴 것으로 보이는 슈퍼카 '아벤타도르 LP700-4'의 런칭 쇼를 연다. 스페인 투우 역사상 가장 용감했던 황소에서 이름을 딴 이 모델은 올 3월 제네바 모터쇼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 출시 전부터 1년 6개월치(약 450대)가 동이 날 정도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초 계약을 받았는데, 내년 상반기까지 배정된 물량이 이미 다 팔렸다. 슈퍼카로는 최초로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를 써 그 동안 '슈퍼카는 무겁다'는 단점을 없애고 안전성도 높였다. 다 팔린 차를 굳이 런칭쇼로 소개하는 이유를 묻자 회사 관계자는 "한국의 슈퍼카 시장의 잠재력은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 '고스트EWB'
_롤스로이스 6번째 최신 모델
_이전 모델보다 길이가 17cm 늘어남
_비스포크(맞춤제작)
_최소 가격 5억 3,000만원
▦벤틀리 '뉴 컨티넨탈 GTC'
_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세계 첫 공개
_첫 공개 후 한 달 만에 국내 시판 결정
_판매가격은 3억원 안팎
▦페라리 '페라리 FF'
_페라리 첫 4륜 구동이자 4인승
_페라리 역사 상 가장 힘있고 실용적인 차로 평가
_가격은 4억 5,000만원 이상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00-4'
_3월 제네바 쇼 공개 이후 1년 6개월 치 물량 판매 완료
_슈퍼카 최초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사용해 무게 크게 줄임
_가격은 6억원대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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