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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사의 배경과 향후 진로/ 겉으론 "책임"… 일부선 "대권 승부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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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사의 배경과 향후 진로/ 겉으론 "책임"… 일부선 "대권 승부수" 분석

입력
2011.10.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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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서울시장 단일 후보 경선이 끝난 3일 밤. 서울시내 모 음식점으로 4,5명의 측근들을 불러 모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무겁게 입을 뗐다.

"박원순 후보가 축복 속에 야권 단일 후보가 되긴 했지만 제1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 책임을 져야겠다." 경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손 대표의 말에 측근들은 적극 만류했지만 손 대표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손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같은 취지로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손 대표가 이날 대표직 사퇴 카드를 꺼내면서 밝힌 이유는 경선 패배 책임론이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손 대표가 단일 후보 경선 기간 내내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승리하지 못하면 대표직을 그만둘 것'이라고 했는데 당시에는 경선을 독려하기 위한 수사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더구나 당내 경선이 진행되는 와중에 "당 대표가 박원순 변호사 영입에만 공을 들이다 제대로 된 민주당 후보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손 대표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와중에 경선 패배를 당하자 손 대표는 더 이상 대표직을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당내 입지가 약화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내에서는 혁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우제창 의원도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여론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현실에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며 "당 구조를 모조리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손 대표가 향후 대권 행보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도 있다. 4ㆍ27 분당을 보선 이후 유력한 야권 대권주자로 떠올랐지만 지지율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이번 경선을 계기로 야권 재편론까지 부상하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손 대표는 분당 보선 출마 전에도 한나라당 탈당(2007년 3월) 민주당 대표 경선 출마(2010년 10월) 등 여러 차례 정치적 결단을 했다. 때문에 대표직 사의 표명도 '죽고자 하면 산다'는 말에 따라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의 사퇴 카드가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한편 손 대표는 박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 후보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손학규 대표가 들어와 달라고 요청했고, 이미 합의한 바 있다"며 손 대표의 지원을 기대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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