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 공식 기자회견장이 열린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 클럽. '국민골퍼' 양용은(39ㆍKB금융그룹)과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 등 우승 후보들이 나선 기회회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말 속에는 뼈가 있을 정도로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디펜딩 챔피언인 양용은은 이번 대회 코스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6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오픈에서 2년 연속 타이틀 방어를 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작년 이 대회에서 10타차 역전 우승이라는 기적을 연출한 양용은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항상 이 골프장에 오면 좋은 기억만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올해 US오픈에서 매킬로이와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양용은은 "당시 매킬로이는 아이언과 퍼팅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어떤 선수도 매킬로이를 이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고 경쟁자를 칭찬한 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골프장에서 열린다. 이 골프장에서 3번 쳤는데 3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국내팬들에게 인사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9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한 매킬로이도 US오픈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매킬로이는 "한국에 다시 와서 너무 기쁘다. 2009년 이 대회에 출전해 3위에 오른 적이 있다.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대회 코스에 대해서도 매킬로이는 "출전한 대회 코스는 대부분 기억하는 편이다. 이 대회는 파3가 까다롭다. 특히 13번홀과 16번홀 파3가 어렵다"면서 "대회 우승을 위해서는 파3에서 잘 쳐야 한다. 아무래도 아이언 샷이 중요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매킬로이와 양용은은 '이번 대회 강력한 라이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도 서로를 지목했다.
매킬로이는 "아무래도 라이벌은 양용은일 것 같다. US오픈처럼 동반 플레이를 하면 흥미로울 것 같다. 양용은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지 아니면 내가 우승할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양용은은 자신을 라이벌로 지목한 매킬로이에 대해 "올해 US오픈에서는 마지막날 매킬로이에 졌다. 세계랭킹을 봐도 매킬로이(3위)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경계했다.
국내대회에 첫 출전하는 작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 리키 파울러(23ㆍ미국)는 "이 대회 코스가 좋다는 얘기를 매킬로이에게 들었다. 한국팬들과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어 기쁘다"면서 "이번 대회는 매킬로이가 가장 라이벌인 것 같다. 가장 연장자인 양용은도 이기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년 양용은에게 10타 역전패를 당한 '영건' 노승열(20ㆍ타이틀리스트)은 "지난 해 다잡았던 우승을 놓쳤다. 양용은 프로님은 이 대회에서 좋은 추억이 있다고 하시는데 전 이 대회에 복수를 하러 나왔다. 올해는 양프로님에게 그런 아픔을 드리겠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작년 일본 투어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도 "지난주 대회에서 좋은 성적(신한동해오픈 공동 2위)을 냈기 때문에 이 대회가 기대된다. 이 코스에 익숙한 만큼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대회 출전 각오를 밝혔다.
천안=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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