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초신성(超新星) 관찰로 우주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증명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영화 '아바타'에서 섬과 바위들을 둥둥 떠 있게 만들 수 있는 힘이 바로 암흑에너지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4일 솔 펄머터(52)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브라이언 P 슈밋(44) 호주국립대 교수, 애덤 G 리스(42)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를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우주가 점점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낸 업적을 인정받았다.
'아바타'의 배경인 신비의 행성 판도라에선 하늘에 커다란 돌이나 섬들이 둥둥 떠다닌다. 물체를 잡아당겨 땅으로 떨어뜨리는 중력(인력)만으론 이런 현상이 불가능하다. 중력과 반대로 밀어내는 힘(척력)이 작용한다는 상상력이 있어야 가능한 장면이다.
수상자들은 가까운 우주부터 먼 우주에 있는 여러 초신성(갑자기 폭발해 엄청나게 밝아진 뒤 점차 사라지는 별)들이 멀어지는 속도를 관측했다. 1990년대까지는 우주가 일정한 속도로 팽창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초신성의 후퇴 속도도 일정해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초신성들은 점점 빨리 멀어지고 있었다.
펄머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과 슈밋, 리스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각각 1998년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자 천체물리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뭔지는 모르지만 우주 팽창을 가속시키는 힘을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 에너지의 정체는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암흑에너지라고 불린다. 우주 전체의 약 70%가 바로 이 암흑에너지로 이뤄져 있을 것으로 물리학자들은 추정한다. 박일흥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고 믿고 있던 우주 팽창이 가속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 현대우주관을 뒤집은 획기적인 성과"라며 "이의 없는 노벨상감"이라고 수상자들의 연구업적을 평가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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