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68) 경북도지사는 세일즈맨이다. 세일즈 품목은 경북이고 무대는 세계다. 지난달 22∼26일 3박5일간 미국 LA를 방문한 그는 경북 농수산품 수출길을 다지는 양해각서 체결과 수출상담회 등 강행군을 소화했다. 물건만 세일즈한 것이 아니다. 독도홍보관을 LA에 개설, 민족혼을 드높였고 한인축제의 그랜드 마셜(단장)로 초대받아 경북의 위상을 떨쳤다. 안방에서도 세일즈는 계속된다. 8∼14일 경주에서 열리는 '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도 경북의 관광은 세계로 전파를 탄다.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아태총회의 연장선이다. 민선5기 일자리 22만개 창출과 원자력클러스터 유치를 통한 DUP연합캠퍼스 발전 및 세계물포럼 유치, 포스트 낙동강시대 청사진 마련에 여념이 없는 김관용 지사를 만났다.
_일본 대지진 발생 후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이 지구촌을 강타했습니다. 그런데도 경북이 원자력 클러스터에 올인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에너지는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입니다. 지난달 15일 전국적으로 발생된 대규모 정전사태는 에너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원자력 외에 대안이 없는 실정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지만 이는 안정성의 문제일 뿐 포기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경북은 대한민국 원전산업의 최대 중심지입니다. 이미 관련 인프라가 갖추어진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원자력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것입니다. 결국 원자력 클러스터는 원자력 현장의 안정성도 높이고 국가적으로는 에너지원 확보 및 수출에, 지역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_민선5기 일자리 22만개 창출을 약속하셨는데요. 일자리의 양과 질 모두 끌어올릴 청사진이 있습니까.
"자식 취업 걱정을 안 하도록 만드는 것이 경북의 바람입니다. 민선5기 출범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 체제를 가동, 1년만에 7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결과 지난해 일자리 평가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경북이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전국 최초로 '청년 일자리 뉴딜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해외 청년인터십 등 좋은 일자리 창출, 지역형 예비사회적 기업 130개와 사회적 기업 100개 육성을 통한 안정적 일자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과학벨트 등 연구개발을 기초로 한 투자유치가 일자리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_과학벨트 DUP연합캠퍼스는 어떻게 추진하실 계획입니까.
"포스텍(POSTECH), 대경과기원(DGIST), 울산과기대(UNIST)를 중심으로 미래 기초과학의 기반이 될 1조5,000억원의 DUP연합캠퍼스 조성 사업은 지역 발전의 씨앗이 될 겁니다. 우수한 연구인력과 인프라, 글로벌 정주환경을 가진 경북이 성공적인 과학벨트 모델을 만들어 인간성과 과학의 편리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휴먼 사이폴리스'를 실현하겠습니다."
_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의 경주 개최 의미는 무엇입니까.
"우선 경주의 가치를 세계가 인정한 것입니다. 3월 개최지 선정 실사단이 방문했을 당시 경주의 관광자원에 크게 매료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 10건 중 3건이 경주에 있습니다. 불국사ㆍ석굴암과 경주역사유적지구, 양동마을입니다. 관광인프라와 자연환경도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또 이번 총회에 세계 154개국 900여명이 참가, 경북 관광산업의 대도약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G20재무장관회의와 FAO아태총회, 세계문화엑스포 등 국제적인 행사 경험을 바탕으로 UNWTO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습니다."
_최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방문하셨는데요.
"지난달 말 우리 농수산 식품의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 시장 공략과 자본 투자 유치를 위해 LA를 다녀왔습니다. 미국내 아시아 식품의 최대 유통업체인 와롱(Walong) 마케팅사와 경북 농식품의 안정적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미국시장 확대 진출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100여명의 바이어를 초청, 별도 수출 상담회도 가졌습니다. LA한인축제에 '그랜드 마셜'로 선정돼 경북 19개 기업체와 함께 지역 우수 농수산식품 홍보에 직접 나섰습니다. 독도와 관광홍보관을 개설, 재외교민과 미국인에게 영토주권을 알린 것도 성과입니다."
_'2015년 세계 물포럼' 개최지를 놓고 스코틀랜드 글레스고우시와 2파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북의 물산업 수준을 볼 때 유치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UN에 따르면 물부족 인구는 현재 10억명이며 2025藪〈?3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세계 물시장은 2009년 650조원에서 2015년 1,600조원에 이를 만큼 21세기는 물의 시대입니다. 경북은 낙동강, 백두대간 청정수, 동해 심층수 등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있고 IT와 BT 등 산업화 할 수 있는 연관산업도 발달되어 있습니다. 또 바이오산업연구원, 해양자원연구센터, 동해연구소 등 연구기반도 충분한 만큼 세계 물포럼 유치는 경북 물산업 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사국을 대상으로 전방위 홍보전을 펼치는 한편 경북 개최 대세론을 확산시킬 것입니다. 7월17~21일 경북을 방문한 실사단도 시설인프라와 수자원시설, 연계관광자원이 비교우위에 있는 '대구ㆍ경북'을 최적지로 평가했습니다. 국토해양부와 대구ㆍ경북, NGO 등이 힘을 합쳐 남은 기간동안 유치홍보전에 올인, 11월 선정투표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습니다."
_4대강 중 규모가 가장 큰 낙동강 경북 구간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낙동강 시대가 현실로 닥치면 무엇이 달라집니까.
"낙동강 경북구간 사업의 공정률은 92%로 강안 사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이며 연말까지 준공될 예정입니다. 자전거 도로와 테마 숲 등 명품 강변길도 곧 완공됩니다. 낙동강 시대는 만성적 물부족 문제와 매년 반복되는 홍수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7월 178mm 폭우에도 피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벌써 준설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관련 시군과 연계한 낙동강그랜드플랜을 통해 관광ㆍ레저, 신사업 부흥을 이룰 것입니다. 낙동강 역사복원과 스토리텔링, 수상비행장, 강 레포츠장 등 온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낙동강 중흥시대가 펼쳐집니다. 도시공간도 시내중심에서 강 중심으로 바뀌는 권역별 수변도시가 개발될 것입니다. 과학벨트 DUP캠퍼스에 거주할 과학자들의 정주 여건도 개선될 것입니다. 농업생명미래관과 낙동강생물자원관 등 미래 신사업도 기대되는 만큼 낙동강을 따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도민생활이 풍요로워지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낙동강 사업은 끝이 아니라 포스트(POST) 낙동강 사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_새마을 세계화운동과 앞서가는 다문화정책 등 경북이 대한민국 표준을 만들고 나아가 세계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향후 경북의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정책 보따리를 풀어주십시오.
"세계는 이제 브랜드에 따라 관광과 투자유치, 수출 등 대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세계시장은 투자유치 20조원, 관광객 1억명 시대를 놓고 경쟁을 넘어 '전쟁'을 벌이는 단계입니다. 경북도는 시범마을 조성과 봉사단 파견 등 UN과 함께 대한민국 명품브랜드로 자리 잡은 새마을 운동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마을세계화재단 설립, 국제개발협력기금 조성 등 국제위상에 맞는 글로벌 연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아프리카를 넘어 동남아와 남미로 '새마을 열가'가 힘차게 달릴 것입니다. 또 세계문화유산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다문화 교류협력 등을 통해 경북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속에 떨치겠습니다."
대담=유명상 대구경북취재본부장 msyu@hk.co.kr
정리=최홍국기자 hk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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