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3일 정권 실세들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을 폭로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을 두 번째 불러 조사했다.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검은색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온 이 회장은 조사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명세 자료, SUV차량의 렌터카 비용 대납 자료 등을 가지고 왔고, 가방에 든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10년간 법인카드, 상품권, 차량, 현금 등 10억여원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이 회장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일본 출장 당시 500만원 상당의 향응 접대 의혹에 대해선 “(박 전 차관을 접대한) SLS일본법인 지사장 권모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일본에서 술을 마신 장소와 (권씨) 연락처 등을 가지고 왔고, 검찰이 연락을 취하면 접대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신 전 차관에게 제공한 금품의 대가성 및 SLS그룹의 해체 경위, 산업은행의 부당한 압력 행사 여부를 함께 조사했다. 이 회장은 “산은 등 정부기관에서 의도적으로 회사를 강탈해 갔다”고 진술하면서도, 신 전 차관에 대한 금품 제공에 대해선 대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날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신 전 차관의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확인한 뒤, 신 전 차관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또, 일본에서 박 전 차관과의 술자리에 동석한 강씨를 최근 조사한 데 이어, 조만간 박 전 차관도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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