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국 헌책마을 헤이온와이 만든 리처드 부스 방한/ "헌책은 지성과 지식 대변하는 인류의 길잡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국 헌책마을 헤이온와이 만든 리처드 부스 방한/ "헌책은 지성과 지식 대변하는 인류의 길잡이"

입력
2011.10.02 17:30
0 0

"책이란 인간이 보고들은 (의미 있는)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TV 휴대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것은 자극적인 선전 문구나 광고까지 포함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보를 홍수처럼 쏟아 붓는 매체입니다."

영국 남서부 웨일즈의 세계적인 책마을 '헤이온와이'를 만든 리처드 부스(73)씨가 처음 한국을 방문해 1일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강연했다. 국내 출판사들이 '파주를 아시아 책의 수도로 만들자'며 마련한 축제 '파주북소리 2011'의 개막일에 맞춘 강연에서 그는 헌책 마을 헤이온와이를 만든 경위, 책과 독서의 중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1960년대 초 옥스퍼드대를 졸업하자마자 런던을 떠나 헤이온와이로 간 그는 소방서였던 건물을 사들여 평범한 시골마을에 헌책방을 열었다. 이후 세계 각지를 다니며 헌책을 사 모아 마을의 오래된 성과 폐가, 창고를 차례차례 헌책방으로 바꿔 나갔다. 마침내 76년 4월 1일 만우절에 '헤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해 자칭 헤이온와이 고서 왕국의 국왕에 올랐다. 헤이온와이를 본 따 유럽에서는 레뒤(벨기에) 브레드보트(네덜란드) 몽튈리외(프랑스) 같은 책마을이 잇따라 생겨났고 십 수년 전부터는 마을 책 축제인 '헤이 페스티벌'을 세계 각지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부스씨는 고서 왕국의 국왕을 상징하는 왕관을 앞에 두고 진행한 강연에서 "신간은 책을 펴낸 저자의 국가나 지역경제를 발전시키지만 헌책은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를 오가며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며 "헌책이야말로 '지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지성과 지식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주출판도시를 말로만 들었는데 와서 보니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헌책방을 살리고 확대하는 데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스는 출판도시 곳곳을 둘러보고 3일 광주를 방문해 한국의 지인을 만난다.

9일까지 이어지는 '파주북소리'(www.pajubooksori.org) 축제엔 260여 출판사ㆍ문화예술단체와 1,000여명의 저자들이 참여해 강연과 사인회 등 책 관련 행사를 열며, '노벨문학상 110주년 특별전' '한일고서특별전' 등 다채로운 전시와 공연도 마련돼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