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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고문, 권재진 만나 회사 살리려 청탁 시도" 이국철 회장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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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고문, 권재진 만나 회사 살리려 청탁 시도" 이국철 회장 주장…

입력
2011.10.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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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은 지난해 대구의 골프업체 대표를 통해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현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회사를 살리기 위한 청탁을 시도했었다고 2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4~5월 SLS그룹 워크아웃 사건을 탄원하기 위해 소개 받은 지방 언론사 출신인 이씨를 계열사 고문으로 채용했다"며 "이씨가 권 장관을 만나 'SLS그룹과 이 회장의 억울한 사정을 잘 설명했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또 지난해 여름 여권의 원외 인사인 박모씨를 만나 SLS그룹 회생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이씨는 '청와대 쪽에 말해서 SLS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6억원을 빌려 갔지만 아직 갚지 않았다고 이 회장은 주장했다. 권 장관 측은 그러나 이 회장 주장에 대해 "이씨라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2009년 창원지검의 SLS그룹 수사가 청와대가 지시한 기획수사라는 주장도 거듭 제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찰 조사가 시작되기 전인 2009년 2월 SLS조선 대표이사를 지내던 김모 전 대표이사에게 접근해 나에 대한 비리 정보를 수집했다"며 권 장관을 배후로 지목했다. 권 장관은 그러나 "그 수사는 내가 민정수석 되기 이전부터 시작된 수사로 이 회장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앞서 1일 신재민(53) 문화체육관광부 전 차관이 2008년 6월부터 2009년 9월까지 16개월 동안 백화점과 호텔, 면세점, 고급 음식점 등지에서 243회에 걸려 1억여원을 사용했다며 카드 전표를 공개했다. 그는 "사용처에서 서명 확인만 하면 (사실 여부가) 금세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날 신 전 차관에게 전달했다는 5,0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 구매 영수증도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신 전 차관 등의 금품수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공개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 회장은 그 동안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 수 있는 내용을 폭로하면서도 주장만 있을 뿐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내놓지 않아 '제2의 김대업'이란 말까지 들었다.

검찰은 3일 이 회장을 다시 한번 불러 조사한 뒤 폭로 내용이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확인될 경우 신 전 차관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금품 공여자인 이 회장이 대가성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범죄사실을 입증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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