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선 범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 참여 중인 박원순 변호사가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모금, 사용한 기부금이 논란에 휩싸였다. 박 변호사가 주도해온 아름다운재단이 지난해까지 모금한 기부금 총액은 928억3,000만원에 이른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이 중 150억여 원이 박 변호사가 한때 사무처장으로 활동한 참여연대가 비판했던 11개 대기업이 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때리고 아름다운재단은 돈을 받아낸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박 변호사측은 두 단체는 엄연히 독립된 단체이며,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현재로서는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려 실체적 진실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참에 2000년대 들어 크게 성장하고 영향력도 커진 시민단체의 도덕성, 특히 기부금 조성과 사용의 투명성 및 적절성을 엄밀한 잣대로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선입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자료를 토대로 검증하는 객관적 자세가 중요하다.
아름다운재단은 그 동안 기부금 모금과 사용 내역을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해왔다. 대기업의 사회적 공헌 예산이 이 재단에 많이 기부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적어도 이 점에서는 기부와 나눔 문화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재단측은 기부금 배정도 배분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이뤄져 좌파 시민단체에 편중 지원됐다는 식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투명성과 공정한 기금 사용의 모양새가 실제와 부합하는지는 충분한 검증을 거쳐야만 가릴 수 있다.
박 변호사는 대기업의 후원을 받아 시민단체 활동 영역에서 명성을 쌓은 뒤 이를 자산으로 정치 영역에 뛰어든 셈이 됐다. 이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헌을 강조하면서 박 변호사의 기부 문화 확산 활동을 무조건 비난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활동에 대한 순수성을 의심받지 않으려면 충분한 설명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치권 진입에 앞서 혹독한 검증절차를 거치는 것은 박 변호사 본인이나 시민단체의 건강성 확인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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