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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실 경영자에도 막대한 퇴직금 주다니…" HP·야후 등 1000만불 이상 지급에 비난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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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실 경영자에도 막대한 퇴직금 주다니…" HP·야후 등 1000만불 이상 지급에 비난 여론

입력
2011.10.0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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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엉망인데 엄청난 보상을 받는 것은 아이러니다."

미 법경제학회(ALEA) 대표인 존 도노휴 스탠퍼드대 교수는 9월 22일 경질된 컴퓨터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 전 최고경영자(CEO) 레오 아포테커가 퇴직금으로 최소 1,300만달러(153억원)를 받는 것을 두고 "의사결정을 잘못한 최고경영자들이 회사에 손실을 입히고도 수백만 달러의 퇴직금을 챙기는 구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자들에게 엄청난 퇴직금을 주던 관행이 잠시 주춤했다가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단적인 예가 아포테커 전 CEO로, HP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는 퇴직금 외에 1,000만달러 상당의 보너스를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CEO의 거액 퇴직금이 문제가 되는 것은 경영 성과와 상관없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실패한 경영자에게까지 막대한 퇴직금을 챙겨줌으로써 투자자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 상당한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아포테커는 지난해 10월 레이 레인 HP 회장의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HP에 입성했다. 하지만 그의 재임 기간 동안 HP는 3분기 연속 실적이 하락했고 주가도 47% 이상 떨어져 투자자들의 불만을 샀다.

부실한 경영 실적 탓에 9월 초 해고된 캐롤 바츠 전 야후 CEO도 1,000만 달러의 퇴직금을 챙겼다.

앞서 미국의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GM의 릭 왜고너,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켄 루이스, HP의 칼리 피오리나와 마크 허드 등을 경영 실패 뒤에도 엄청난 부를 챙긴 대표적 '먹튀 CEO'로 지적한 바 있다. 퇴직금 규제운동을 해온 스콧 드라질 기업지배감시연구소 소장은 이코노믹타임스에 "이사회가 기업의 자산이 실패한 경영자에 대한 보상으로 빠져 나가는 관행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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