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변호사가 사무처장을 지낸 참여연대가 대기업을 비판한 뒤 해당 기업이 박 변호사가 상임이사를 맡은 아름다운재단에 거액을 기부하는 일이 반복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참여연대가 생명보험회사(생보사) 상장과 관련해 상장 차익 배분 문제 등을 적극 제기한 뒤인 2003년부터 7년 간 박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재직했던 아름다운재단이 교보생명으로부터 총 47억669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또 "참여연대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4년까지 LG그룹의 계열사 부당 지원 및 그룹 계열 분리 문제를 집요하게 공격했는데 공교롭게도 LG그룹과 GS그룹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10억7,511만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해왔고, 참여연대는 이후 LG그룹에 대한 비난을 삼가기 시작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참여연대가 한화의 부당 내부거래, 편법 증여, 분식회계, 대한생명 인수 의혹 등 각종 문제를 적극 제기한 이후인 2004년부터 한화 계열사인 대덕테크노밸리도 아름다운재단에 3년간 총 10억64만원을 기부했다"며 "참여연대의 문제 제기 이후 해당 기업의 기부가 이뤄졌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참여연대의 경제개혁운동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강 의원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기부를 받은 뒤에 LG에 대한 비난을 삼가기 시작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교보생명도 "아름다운재단 기부와 생보사 상장문제 제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연일 박 변호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가 '저격수' 역할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변호사와 강 의원은 경기고-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수년간 참여연대에서 함께 일했다. 강 의원은 1998~2003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의 집행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강 의원의 장인인 윤재기 전 의원은 30년 넘게 박 변호사의 후원자 역할을 해왔으며, 강 의원의 장모인 홍명희씨는 아름다운재단의 부설기관인 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강 의원 역시 박 변호사를 도우라는 장인의 권유로 참여연대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성희롱 발언 파문으로 한나라당에서 제명된 강 의원이 10ㆍ26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범야권의 유력 후보인 박 변호사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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