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이를 찾아라/김태호 글ㆍ정현진 그림/비룡소 발행ㆍ3세부터ㆍ1만2,000원
젊은 부부와 일곱 아이들이 사는 작은 집. 아이들의 수선과 소동에 작은 집은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 아이들이 쿵쾅댈 때마다 창문이 비뚤어지고, 굴뚝이 비뚤어지고, 지붕이 비뚤어지다 급기야 작은 집의 성미마저 고약하게 비뚤어진다. “도저히 이렇게는 못 살겠어!” 결국 집이 집을 나가버리는 비상사태.
가출한 작은 집 ‘삐딱이’가 겪는 험난한 모험과 가족의 소중함을 담은 는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을 섬세한 종이 공예와 사진기법으로 재현한 시각적 참신함이 돋보이는 책이다. 작은 창 두 개를 눈으로, 중앙의 출입문을 코로, 뾰족하게 얹은 지붕을 머리카락으로 표현해 성격 삐딱한 집이 겪는 삐치고 짜증나고 화나고 침울하고 무섭고 기쁜 다채로운 감정들을 재미나게 의인화했다. 놀랄 때면 네모난 눈이 동그랗게 변하고, 의기소침해졌을 땐 눈꼬리가 밑으로 축 처지는 등 성난 집이 짓는 다양한 표정과 행동거지들이 아이들에게 절로 웃음을 터뜨리게 할 듯하다.
식구들에게 토라져 집을 나가버리는 삐딱이의 모습은 때때로 가족들에게 갈등과 불만을 느끼는 아이들의 모습과 그대로 겹친다. 집에 감정이입하며 책을 읽을 유아기 아이들에게, 집 나가봤자 고생이고, 결국 가족처럼 소중한 것은 없다는 뻔한 교훈을, 일찌감치, 슬그머니 주입할 수 있는 책. 무엇보다도 한 컷 한 컷 공들여 만든 예쁘고 귀여운 그림책이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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