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가장 많이 죽음으로 내모는 병은 뭘까.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10대 사망원인'에 따르면 심혈관계 질환이 23.6%로 1위다. 29일은 세계심장연맹이 정한 '세계 심장의 날'. 전문가들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인자가 둘 이상이면 실제 발병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병이다.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그 자체가 심혈관계 질환이면서 동시에 다른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도 된다. 예를 들어 뇌졸중의 60~80%가 고혈압 때문이라는 보고가 있다. 고지혈증 환자(혈중 총 콜레스테롤 수치 260mg/dl)는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건강한 사람보다 최소 2.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 당뇨병 환자는 10명 중 8명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들 위험인자는 한꺼번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49.7%가 고지혈증을, 고지혈증 환자의 48.3%가 고혈압을 동반한다. 이런 경우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예를 들어 수축기 혈압이 150mmHg면서 총 콜레스테롤이 260mg/dl면 둘 모두 정상인 사람에 비해 발병 위험이 3.5배 늘어난다. 여기에 당뇨병까지 겹치면 발병 위험은 6.2배로 치솟는다.
따라서 치료 패턴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등을 개별 관리하는 방식에서 전체적인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추세다. 문제는 여러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일수록 처방 받는 약도 여러 개라 복약순응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약 먹는 걸 잊거나 거부감이 생긴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이유로 의사나 환자 모두 요즘은 여러 위험인자를 한번에 관리하는 복합제를 선호한다. 한 알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모두 치료하는 한국화이자제약의 '카듀엣'이나 서로 다른 작용 메커니즘의 성분 두 가지가 한 알에 들어 있는 한국노바티스의 고혈압치료제 '엑스포지'가 대표적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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