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마음 카운셀러] 딸아이가 너무 깔끔해서 걱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마음 카운셀러] 딸아이가 너무 깔끔해서 걱정

입력
2011.09.29 12:30
0 0

불안 통제 못하는 강박장애… 전문가의 도움 받는게좋아

(한국일보 건강면은 '마음카운셀러'란 이름의 상담실을 운영합니다. 일상 속 고민이나 힘든 마음 이야기를 precare@hk.co.kr로 보내주시면 대신 전문가에게 상담해드립니다.)

딸아이 때문에 걱정입니다. 성격이 보통 예민하고 깔끔해야 말이죠. 학교에도 비누랑 수건을 꼭 챙겨 갑니다. 쉬는 시간 틈틈이 화장실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려고요. 친구들 사이에서 '손 씻는 아이'로 불릴 정도에요. 처음엔 절 닮아서 좀 예민하려니, 자랄수록 나아지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죠. 하지만 고3이 되고 난 뒤에도 여전하네요. 샤워 시간이 너무 길어 지각까지 해요. 본인도 힘들어 하고 성적에도 당연히 영향이 가죠. 수험생 스트레스 때문에 더 예민해진 것 같아요. 병원에 가야 할까요. 그런데 병원에 데려가면 아이가 혹시 상처 받을까 마음이 놓이질 않네요.40대 중반 주부(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정신질환 증상이 있는 사람이 병원을 찾기까지 보통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거나 그런 증상을 갖고 있다는 걸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입니다. 하지만 빨리 치료할수록 빨리 호전될 수 있어요.

학생의 증상은 강박장애의 전형적인 모습이에요. 원치 않는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불안장애의 일종이죠. 불안을 떨쳐버리기 위해 하는 강박행동은 씻기나 청소하기, 정돈하기, 확인하기처럼 겉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숫자세기, 기도하기, 단어반복하기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어요. 스스로도 부적절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하지 않으면 심한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죠. 하지만 스트레스 자체가 강박장애의 원인은 아닙니다. 단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증상이 악화하는 건 사실이에요. 유전적인 소인도 간과할 수 없죠. 강박장애 환자의 직계가족 중 약 35%가 같은 병을 갖고 있다는 보고도 있으니까요. 강박장애는 스트레스를 푼다거나 마음을 편히 갖는다고 해서 치료되지 않아요. 전문가의 도움으로 면담을 하거나 약을 먹거나 행동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사실 강박증상은 보통 사람에게도 흔해요. 다만 그런 증상이 한두 개 있다고 다 강박장애는 아니죠. 병이냐 아니냐는 일상생활을 얼마나 방해하는가에 달려 있어요. 강박장애는 유전적 생물학적 요인이 많기 때문에 예방이 쉽지 않아요. 평소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한 나름의 해결책을 갖고 있다면 강박적인 생각이나 행동으로 이어지는 걸 막을 수 있겠죠.

상담=이병철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