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형사2부(부장 김태업)는 29일 자신의 고교 동창인 강모(50) 변호사를 통해 부인 명의로 주식에 투자해 시세차익을 남긴 혐의(뇌물수수)와 강 변호사를 법정관리기업 채권추심업무 대리인으로 선임토록 한 혐의(변호사법 위반ㆍ직권남용)로 불구속 기소된 선재성(49) 전 광주지법 수석부장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뇌물공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강 변호사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 판사가 가정불화로 인해 부인이 강 변호사를 통해 주식투자를 한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투자 회사의 자금난 등을 고려하면 투자정보가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였다고 볼 수 없고, 2006년 1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선 판사가 이익 제공을 용인한 것으로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기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위해 변호사 선임에 대한 조언이나 권고를 했을 뿐 강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관리인들에게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선 부장판사는 2005년 8월 강 변호사를 통해 부인의 명의로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한 광섬유업체의 주식 5,000만원어치를 매입한 뒤 1년 뒤 이를 처분해 1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긴 혐의로 기소됐다. 또 광주지법 파산부 재판장으로 있던 지난해 9월 법정관리 중인 업체 2곳의 공동관리인들을 불러 강 변호사를 채권추심업무 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에 대해 “뇌물수수 부분은 재판부가 어떤 증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변호사법 위반 사건은 혐의가 명백한데도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은 지나치다”며 “판결문을 분석한 뒤 항소여부와 재판부 관할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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