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의 전설 김동성(31) 전 국가대표가 제자 폭행 문제로 미국 빙상경기연맹의 청문회에 서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미 빙상연맹이 김씨의 연맹 행동강령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진행할 상당한 근거들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 빙상연맹은 2월 김씨가 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체벌과 폭행을 가했다는 부모 6명의 신고를 받고 이를 조사해 왔다. 부모들은 김씨가 학생들을 폭행하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회는 90일 이내 열리며,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김씨가 불참해도 진행된다. 청문회에서 폭행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김씨는 코치자격이 정지되고 추방될 수 있다. 피해 학생측의 민ㆍ형사상 소송도 예상된다. 김씨 측은 청문회를 피하기 위해 협상을 제안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빙상연맹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달 초 임원회의를 열어 미국 시민권자만 코치가 될 수 있도록 회칙을 개정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김씨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종의 ‘반 김동성’ 규칙을 만든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미 빙상연맹은 앞서 김씨의 코치 자격을 일방적으로 정지시킨 뒤 김씨가 법적 대응에 나서자 복원시킨 바 있다.
김씨는 2002년 미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미 대표팀의 안톤 오노 선수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한 데 이어 미 빙상계에서도 퇴출되는 불명예를 안게 될 위기에 처했다.
김씨는 5년 전 국제심판이 되기 위해 도미한 이후 버지니아주의 한 스케이트클럽 코치로 활동해왔다. 자신의 이름을 딴 DS스피드스케이팅 팀까지 운영하며 자리를 잡는 듯했으나 훈련 중 하키스틱, 스케이트 날 등으로 학생을 체벌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씨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식 체벌교육을 미국에 적용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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