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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기독교계 아사드편 선 까닭은…

입력
2011.09.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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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사태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중동의 가장 큰 화약고는 시리아다. 시리아 국민의 계속된 민주화 요구와 국제사회의 잇단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연일 학살극을 자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안에 아사드 정권이 유지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이들도 있다.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기독교인들이다.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아사드 가문이 국가를 쥐락펴락한 40년 동안 별 탄압을 받지 않고 교세를 유지했다. 절대 권력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은 덕분이다. 소수 기독교도를 보호하고 다수 무슬림을 옥죄어 분열을 꾀하는 아사드 정권의 통치 전략도 기독교의 생존에 한 몫 했다.

하지만 국민의 다수를 점한 이슬람 수니파(73%)가 권력을 장악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정권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내전 발발→종교적 소수자 탄압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가령 이라크에서는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이후 광신적 애국주의 열풍이 불면서 기독교인은 자취를 감추다시피했고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낸 이집트에서는 콥트 기독교에 대한 과격 무슬림의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한 시리아 기독교인 여성은 페이스북에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면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아마 집에서 평생 갇혀 지내야 할 것"이라고 썼다.

수니파의 득세를 두려워하는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레바논 기독교인들도 이웃나라의 정권 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최근 레바논 마론파 기독교의 비샤라 부트로스 알 라이 총대주교는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슬람 급진주의의 여파가 레바논 기독교에 미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독교를 비롯한 소수 종교인들도 반 아사드 투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파예즈 사라 등 몇몇 기독교 지도자들은 반정부 단체의 리더로 활동 중이다. 그러나 혁명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지배 질서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수니파 무슬림의 영향력이 확대될 게 분명하다.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독재 정권을 지지하는 뿌리는 권력도 돈도 아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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