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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의 뜻 널리 퍼지길" 배달원 김우수씨 빈소에 각계·시민 발길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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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의 뜻 널리 퍼지길" 배달원 김우수씨 빈소에 각계·시민 발길 줄이어

입력
2011.09.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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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서울복지병원 장례식장 5호실. 쪽방 생활을 하면서도 빠듯한 월급을 쪼개 어린이들을 돕다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25일 숨진 기부천사 배달원 김우수(54)씨(한국일보 9월 27일 보도) 빈소엔 쓸쓸함이 가득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 빈소가 차려졌지만 처음엔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23일 사고를 당한 김씨도 숨질 때까지 병원에서 외로이 사투를 벌였었다. 그러나 낮부터 조화도 여러 개가 도착했고 각계 인사들과 시민 100여명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뜻을 기렸다.

영정 사진 속 김씨는 평소 자주 착용하던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도 자리했다. 트위터에서 김씨의 사연을 접하고 빈소를 찾았다는 박현철(47)씨는 "한때 사업에 실패해 자식을 제대로 못 챙길 때가 있었는데 그때 김우수씨 같은 분이 우리 아이에게 도움을 줬을 거라고 생각하니 안 올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시민 김유정(52)씨도 "좋은 일 하시고 사셨는데 가족도 없이 가는 길이 외로우실 것 같아서 왔다"며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살아 생전 김씨는 보험금은 못 내면서도 아이들을 위한 후원비는 꼬박꼬박 냈던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 70만원 남짓한 월급으로 고시원 월세 25만원을 내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후원도 했던 김씨다. 교통사고 당하기 사흘 전인 20일 그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3만원은 그의 마지막 후원금이 됐다.

7년 가까이 김씨를 지켜본 중국집 주인 이금단(46)씨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김씨 아저씨가 아이들을 돕고 있다는 사실은 방송국에서 촬영하러 가게에 올 때야 알았다"며 "왜 얘기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수줍게 웃기만 했다"고 말했다.

장례식을 주관한 어린이재단 후원회장인 배우 최불암씨는 "김우수씨의 따뜻한 기부가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인은 29일 오후 1시이고 경기 고양시 벽제승화원에서 화장돼 예원추모관에 안치된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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