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나라를 빛내줬으면 좋겠어. 내가 바라는 건 그게 다야."
26일 오후 개교 60주년 기념식이 열린 충북대 개신문화관에 신언임(80ㆍ사진) 할머니가 빛 바랜 통장 4개를 손에 쥐고 나타났다. 할머니가 "어려운 학생을 위해 써달라"고 기탁한 통장에는 10억3,000만원이 들어있었다. 충북대 직원 박용규씨는 "할머니의 통장에는 돈을 찾은 건 없고 오로지 입금한 기록만 있었다"며 "평생을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으면서 모은 귀한 돈을 쾌척한 할머니의 나눔정신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고 말했다.
신 할머니는 1993년에도 시가 33억원 상당의 청주시내 상가 건물을 충북대에 기탁해 지역에서 '충북대의 어머니'로 불리고 있다. 당시 신 할머니는 30여년 동안 홀로 행상과 노점상을 해서 마련한 건물을 조건 없이 희사했다. 신 할머니는 충북대와는 특별한 인연이 없다. 그저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게 전재산을 기부한 이유다. 충북대는 이 건물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지금까지 350여명의 학생들에게 6억3,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자식 없이 평생을 홀로 지냈고, 지금도 청주시내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신 할머니는 "젊은 사람들이 돈 걱정 없이 공부해서 의사도 되고, 공무원도 되는 모습을 보면 그냥 행복하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