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 전만 해도 '금값 2,000달러 시대'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추락의 끝이 어디인지에 쏠리기 시작했다.
2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23일 5.8% 폭락하며 온스당 1,637달러까지 떨어졌다. 하루 낙폭으로 5년래 최대였고, 불과 이틀 새 낙폭이 온스당 170달러에 육박했다. 정점에 달했던 5일(1,899달러)에 비해선 온스당 260달러 이상 추락했다.
이젠 1,600달러 지지조차 힘겨워졌다.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금값은 1,600달러를 간신히 웃도는 등 하락세를 지속했다.
은값의 폭락세도 무섭다. 23일 하루 낙폭으로는 1987년 이후 24년 만에 최대(17.7%)를 기록했다.
주범은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년여 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금을 사들였지만, 이번 기회에 자금 회수에 나서기 위해 금을 내다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위기 확산으로 달러가 다시 안전자산으로 각광을 받자, 대체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금을 비롯한 실물자산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금값 폭락세가 장기화할 것 같진 않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의 불안과 함께 당분간 금값 하락세가 이어지겠지만, 여전히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감안하면 금값 상승 기조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