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의 당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를 지킨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25일 한국일보의 자매 경제월간지 포춘코리아와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올해부터 도입이 의무화된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조사한 '포춘코리아 500'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해 총 매출은 2,451조9,699억 원으로 전년보다 9.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총 104조8,747억 원으로 전년대비 64%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아성은 전혀 흔들리지 않은 가운데 상위권에선 현대차와 ㈜LG는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해 매출 112조5,897억 원을 올린 현대차는 처음으로 매출 100조 클럽에 가입하며 2위로 올라섰다.
전년도 10위였던 포스코도 매출 60조6,379억 원을 기록하며 단번에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LG는 전년 대비 90.6% 감소한 매출 9조4,803억 원을 기록하며 57위로 밀려났다. 다만 ㈜LG의 순위하락은 기업실적부진 때문이 아니라, IFRS 도입으로 LG전자와 LG화학의 매출이 연결재무제표에서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산업별로는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업체의 약진이 뚜렷했다. 또 화학과 기계, 해운 등 경기 민감 업종도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 주택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업과 부동산업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지주, 은행 등 금융 분야에서도 전반적인 순위 하락세가 나타났다.
규모가 가장 큰 업종은 역시 전자산업으로 포춘코리아 500대 전체 매출의 11.9%, 총 당기순이익 중 21.8%를 차지했다. 하지만 기업별 실적 편차가 커 사실상 삼성전자의 독주였다. 자동차 업종에선 현대차와 기아차를 필두로 대부분 고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예년처럼 포춘코리아 500의 면면에는 많은 부침이 있었다. 51개 기업이 리스트에서 사라지고 51개 기업이 새로 등장했다. 탈락 기업 중에는 부동산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관련 업체(11곳)가 가장 많았다.
그룹별로는 삼성 계열사가 23개로 가장 많았다. 삼성은 매출비중도 500대 기업 총액 대비 14.64%로 가장 높았다. 2위 현대기아차그룹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수치. 리스트에 오른 10대 그룹 계열사 매출은 500대 기업 매출 중 절반 가량인 49.1%를 차지했다.
포춘코리아 500은 세계적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포춘 500의 한국판으로, 26일 발매되는 포춘코리아 10월호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포춘코리아 500이란?
포춘코리아가 2009년부터 선정·발표하는 국내 유일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기업 랭킹이다. 세계적 권위를 가진 미국 포춘 500의 조사방법론을 원용해 국내 기업을 평가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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