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증권, 머니 러시 선봉에 서다/ (중) 은행을 뛰어넘어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증권, 머니 러시 선봉에 서다/ (중) 은행을 뛰어넘어라

입력
2011.09.25 17:32
0 0

■ '시중금리+α'로 투자자 마음 잡는다

"안전하지 않으면 맡기지 않는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최우선 가치다. 안정성에 지나치게 민감해 금융자산의 절반 가량을 현금이나 은행에 묻어둔다. 2008년 펀드 광풍이나 위기 때마다 터지는 주식 대폭락을 겪으며 한번쯤 '쪽박 찬' 경험이 있는 투자자라면 더욱 조심스럽다.

덕분에 은행은 어부지리를 누린다.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쥐꼬리 이자를 줘도 예금자들이 몰린다. 위험자산에 투자해 손해 볼 우려가 있는 증권사와 달리 최소한 숫자 그대로의 원금은 보존할 수 있다는 단순계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가 한동안 높은 물가상승률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은행예금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자를 받아도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니 예금의 실제 가치가 사실상 줄어든다는 걸 실감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은행 상품의 주축인 1년 만기 정기예금 가입자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다시 묻어둘 것인가, 대안을 찾을 것인가.'

증권사들이 최근 이런 은행 예금자들의 불만과 불안을 공략하고 나섰다. '시중금리+α', '제2의 월급봉투'등의 광고 카피를 앞세워 '안정성과 은행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성'을 가미한 상품을 속속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불확실한 시장전망, 불안전한 원금, 불만족스런 이자 등 3불(不)을 깨겠다는 목적이다.

증권사들은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개발해 온 노하우를 발휘해 여러 가지 운용자산을 투자 목적에 맞춰 재조합한다. '삼성전자보다 안전하다'는 국채와 물가연동채권으로 안정성과 물가상승에 따른 수익률을 담보하고, 엄선한 성장가능 국가와 기업에 투자해 추가 이익을 노리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다달이 투자수익을 지급하는 월지급식 상품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생활비로 쓰일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인기다.

삼성증권은 'POP골든에그 어카운트'를 선보였다. 은행 단기 예금과 연금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상품으로, 국내외 장기채권과 주가연계증권(ELS), 절대수익추구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결합해 3년 이상 투자하면 연 7~8%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보름 만에 1,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는데, 가입자 중 40, 50대 비중이 절반을 넘었고 부유층이 많이 사는 강남지역(40.4%)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한국투자증권의 'I'M YOU 랩'은 증시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자산을 배분한다. 독자적인 분석모델(KIS투자시계)을 활용해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한다. 공격형부터 안정형까지 4단계로 나눠 선택의 폭을 넓혔다. '평생월급 300ㆍ500랩'은 월지급식 상품이다.

대우증권은 'KDB월지급식안심튼튼증권투자신탁'으로 승부를 건다. 10년 만기 국고채에 투자하는 만큼 안정적이다. 가입한 달에 즉시 월 분배금이 지급되고, 투자수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원금에서 빼내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원금이 보호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도 물가연동국고채 상품과 공모주펀드, 절대수익추구형 공모형펀드 등 은행의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들을 내놓았다.

증권 전문가들은 "시중금리+α 상품 중에도 종류에 따라 원금을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입 전에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 증권사들 수익 다각화도 잰걸음

'편식'(주식 매매)만 고집하던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선 '영양가'(수익 다각화)가 있다 싶으면 골고루 먹어 치우고 있다. 증권업 영역을 벗어나 아예 저축은행을 통째 인수해버리는가 하면, 해외 운용사를 사들이는 것에도 적극적이다.

가장 파격적으로 변신한 곳은 대신증권이다. 업계 최초로 저축은행(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패키지)을 인수하는데 성공해 지난달 말 '대신저축은행'이란 이름으로 영업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전국에 영업망을 둔 증권사와 지역에 기반을 둔 저축은행의 상품 교차 판매 등 연계사업을 발굴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각오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그간 경쟁사들이 자문형랩과 투자은행(IB) 부문 등으로 사업을 다양화하는 동안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수수료)에만 의존해 왔다. 이 같은 '외길' 경영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위축시켜 브로커리지 점유율도 오히려 2008년 4.0%에서 지난해 3.8%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33억원에서 844억원으로 감소했다. 한동안 쓴맛을 본 대신증권으로선 저축은행 인수가 수익 다각화와 대형화를 향한 의미 있는 출발인 셈이다.

반대로 미래에셋그룹의 거침없는 행보 역시 화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 들어 대만과 캐나다 운용사의 지분을 인수해 법인을 출범시켰다. "투자 영역의 확대는 분산투자의 일환"이라는 박현주 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 앞서 2003년 홍콩법인을 시작으로 인도(2006년), 영국(2007년), 브라질ㆍ미국(2008년) 등 5개국에 해외법인을 세운 바 있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 투자은행(IB)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올 초 자본금 2,000만위안(약 33억 8,000만원)을 들여 베이징에 투자자문사를 설립했고, 7월엔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우리코린도증권을 통해 자카르타 지역에 지점을 개설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중국 베이징 투자자문사 설립과 베트남 현지법인 인수를 한꺼번에 성사시키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007년 51개이던 증권사들의 해외 점포가 작년 83개로 늘었고, 이중 아시아지역 비중이 77%에 달한다"며 "새로운 수익원 개척을 위해 증권업계의 해외진출 시도는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