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아프리카 수단에서 독립, 193번째 유엔 회원국이 된 남수단의 유엔평화유지군(PKO) 활동 지역을 둘러싸고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석유 매장량이 5위인 수단의 석유자원 중 75%가 남수단에 있기 때문에 PKO 활동에 따라 자원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PKO 주둔 지점이 첨예한 현안이다. 3국이 공통으로 선호하는 지역은 수도인 주바 인근이다.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정돼 있고, 평화유지 활동을 홍보하기에도 제격이다.
일본의 행보가 가장 발빠르다. 25일 산케이(産經)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4일 외무성, 방위성, 육상자위대로 구성된 남수단 평화유지군 조사단 30명을 파견했다. 조사단은 일주일간 주바를 중심으로 북쪽 국경 주변의 치안, 인프라, 연료보급 경로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일본은 조사단이 귀국하는 대로 공병부대를 중심으로 육상자위대 300여명을 남수단에 파견할 계획이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22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를 방문, 반기문 사무총장을 만나 평화유지군 파견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에 조사단을 보낸 것은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일본은 육상 자위대의 무기사용 권한이 자위대원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해 치안상황이 좋은 주바 파견을 주둔지로 관철시킨다는 복안이다.
남수단 독립 직후 반 총장으로부터 파병 요청을 받은 한국도 빠르면 이달 말 현지에 조사단을 보낼 계획이다. 정부는 300명 이상의 파병을 요구받았으나, 공병부대 275명을 남수단에 보낼 것을 검토중이다. 산케이 신문은 "한국 역시 치안이 안정된 주바 지역 파견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파견지역 선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남수단과의 관계수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남수단이 독립을 선언하자마자 살바 키이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낸 뒤 남수단 유엔가입을 적극 지원했다. 앞서 남수단의 분리독립 문제에 외교적 중재역할을 했던 중국은 향후 남북 수단의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외교적 개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인다.
산케이신문은 "중국도 주바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려 하지만, 내전이 격화하는 수단과 남수단 국경지대라도 파병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라며 "수단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절반 가량을 수입하는 중국으로서는 안정적인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남수단의 정치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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