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기획단계부터 논란이 거셌던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다큐멘터리를 1TV에서 28~30일 사흘간 연속 방송(밤 10시)하기로 했다. 독립운동가 후손과 4ㆍ19 단체 등은 독재자 이승만을 미화할 우려가 크다며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방송 반대 운동을 펼쳤다.
3부작인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1부 '개화와 독립', 2부 '건국과 분단', 3부 '6ㆍ25와 4ㆍ19'로 구성됐다. KBS는 당초 5부작으로 만들어 8월 광복절 특집으로 방송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승만 재조명'에 적극 나선 뉴라이트의 시각이 그대로 반영되는 등 이승만 미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반대 운동이 벌어지면서 방영이 늦춰졌다.
KBS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일부 내용을 수정하고 방송 편수도 줄였다. 또 이번 다큐멘터리가 이승만만을 위한 특집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 시리즈의 첫 편임을 강조했다. KBS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한 근현대사 주요 인물들의 발자취를 집중 조명해 그들의 삶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시리즈 두번째 주인공은 백범 김구로, 내년 4월쯤 방송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방송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만 3부작은 고종폐위운동에서 외교 독립운동, 임시정부 대통령과 남한 단독선거, 친일관료 등용, 4사5입 개헌, 3ㆍ15 부정선거로 이어지는 격동의 근현대사와 이승만의 선택이 주요 내용이지만, 4ㆍ3사건과 여순사건 등 치부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작진이 인터뷰하고 자문을 구했다고 밝힌 국내외 학자들 대다수가 이승만을 독재자가 아닌 관점에서 재평가하자는 입장이어서 공과(功過)를 조명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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