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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주 오빠 좋아 한국 봉사활동 왔죠" YMCA 국제교류 4개국 5명, K팝 매력에 서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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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주 오빠 좋아 한국 봉사활동 왔죠" YMCA 국제교류 4개국 5명, K팝 매력에 서울행

입력
2011.09.2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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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리 쏘리 쏘리 쏘리~”

좋아하는 노래를 묻자 대만에서 온 료슈한(寥思凾ㆍ20)씨는 양 손을 비비는 춤까지 추며 가수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Sorry, Sorry)’를 불렀다. 한국어 가사는 허밍으로 했다. 한국에 온 지 한달 반. 할 줄 아는 한국말이 거의 없다. 그런 료씨가 또박또박 말했다. “동해 오빠 정~말 멋있어요!”

료씨는 지난달 초 YMCA의 국제문화청년교류(International Culture Youth ExchangeㆍICYE)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왔다. ICYE는 전세계 500여명의 젊은이들이 1년간 타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그 나라에 대해 배우는 국제교류 프로그램. 한국을 택한 료씨는 서울 은평구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은평천사원의 기숙사에서 지내며 장애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료씨가 처음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불과 1년 전. 대만에 K팝 열풍이 불면서다. “대만 가수들은 춤출 때 힘도 없고 느리지만 한국 가수들은 정말 역동적이에요. 소녀들 마음을 쏙 빼앗죠.” 료씨는 특히 슈퍼주니어 멤버 동해를 좋아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고, 1년간의 봉사활동까지 마음먹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반대했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는 료씨는 올해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도호쿠(東北) 대지진으로 일본 행을 포기, ‘동해 오빠가 사는 나라’ 한국에 가기로 했다. “전공과 상관없는 한국에 왜 가느냐”고 말리는 부모님을 “한국이 정말 좋다”며 설득했다. 그가 한국에 간다는 소식에 친구들은 “같이 가자”고 아우성쳤다.

한국에 와 그는 난생처음 장애인들과 함께 지내게 됐다. 료씨는 은평천사원에서 지적 장애 아동들을 돌보고 시설 내 커피숍에서 지적 장애인들과 함께 커피를 만들어 서빙도 한다. 왼손 손톱에 1~5까지 숫자가 매니큐어로 적혀있어 “무엇이냐”고 물으니 “커피숍에서 같이 일하는 오빠들에게 원(one)에서 파이브(five)까지 숫자를 영어로 가르쳐 주고 있다”고 했다. 지적 장애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려고 숫자가 적힌 손가락을 하나씩 펴 보이는 방식을 나름대로 만들어낸 것.

료씨는 “사실 대만에도 이런 시설이 많지만 봉사활동을 간 적은 없었다”며 “K팝 때문에 한국에 와 장애인도 돕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료씨를 포함해 ICYE를 통해 영국 독일 등 4개국에서 온 젊은이 5명은 장애인 재활센터,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YMCA 관계자는 “이번에 온 5명은 모두 K팝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K팝 열기가 대형 연예기획사가 만든 과장이 아닐까 의심했는데, K팝 때문에 1년간 봉사활동까지 하는 것을 보고 그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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