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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철 회장, 참여정부 때도 여야 불문 로비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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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철 회장, 참여정부 때도 여야 불문 로비 시도

입력
2011.09.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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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실세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을 폭로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은 과거 노무현 정권 출범 초기에도 여야를 불문하고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시도했고, 이 같은 사실을 이 회장 스스로 재판에서 증언한 바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007년 2월 경기 일산 탄현동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 대표이자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지도위원으로 정ㆍ관계 마당발로 알려진 윤성기(64))씨를 구속했다. 윤씨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이 회장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검찰은 윤씨가 건설업자들로부터 17대 총선 관련 정치자금을 받고 이를 후보자들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2003년 초 전동차 입찰과 관련해 납품실적이 없는 자신의 회사 디자인리미트(SLS의 전신)가 철도청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로비를 해달라고 윤씨에게 1억5,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이 "전 정권에선 나를 한나라당 자금줄이라고, 이번 정권에선 열린우리당 자금줄이라고 수사를 했다"고 억울해하며 밝힌 전 정권 수사가 바로 이 사건이다.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윤씨의 판결문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동차 입찰을 위해 2003년 초 윤씨 도움으로 청와대에서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현 민주당 의원)을, 서울시청에서 정두언 정무부시장(현 한나라당 의원)을, 그리고 안경율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을 만나 입찰 관련 자료를 건넸다. 당시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직후였고, 서울시장은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이 회장은 윤씨의 1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윤씨에게 10차례에 걸려 1억5,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아울러"문 실장을 만난 며칠 뒤 윤씨가 '돈이 더 든다'고 해서 1,000만원을 줬고, 기술평가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입찰에) 탈락했지만 정 부시장이 힘을 써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이 회장이 윤씨와 함께 청와대 비서관을 만나 당시 자신의 기업을 상대로 한 감사원 감사를 무마해달라고 청탁한 사실, "회사가 커 가는 데 힘이 될 수 있다"는 윤씨의 말을 듣고 이 회장이 전 장관 A씨,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전 국장 B씨를 회사 고문에 앉힌 사실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윤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부당한 청탁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독점적 입찰 규정을 경쟁방식으로 바꾼 덕분에 서울시 쪽에선 예산절감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해외출장 중인 문 의원을 대신해 그의 보좌관은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윤씨와 이씨의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검찰도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이들에게 금품이 전달된 사실이 없었다고 판단해 윤씨만 기소했다.

검찰은 비록 이 사건을 실패한 로비로 결론 내렸지만, 이 회장의 로비가 어디까지 미쳤는지 보여주기엔 충분한 사례다. 신 전 차관과 관련된 의혹 폭로가 끝이 아니고 시작일 수 있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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