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10ㆍ26 서울시장 보선 후보 경선을 이틀 앞둔 23일 각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는 등 치열한 막판 공방을 벌였다. 후보들은 야권의 유력 후보인 당 밖의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견제구를 날렸다.
현재까지의 경선 판세에 대해서는 박영선 후보가 한발 앞서가는 가운데 천정배 후보에 이어 추미애 신계륜 후보가 뒤쫓는 상황이란 분석이 많다. 그러다 보니 박 후보가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이날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는 가시 돋친 설전이 이어졌다. 천 후보는 2007년 7월 박 후보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비준을 촉구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하며 "사과하지 못하는 것이 남편과 아들의 국적 문제 때문 아니냐"고 공격했다. 박 후보의 가족이 미국 시민권자인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박 후보는 "결국 그 이야기를 하려고 FTA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것이냐"면서 천 후보가 법무장관이던 시절 한미 FTA 담화문 발표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박 후보 측은 "미국 시민권자였던 박 의원 남편은 지난 6월 한국 국적을 회복했고, 미국에서 태어난 아들은 미성년자여서 앞으로 본인의 의사를 물어 국적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천 후보는 추 후보를 향해서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노조법을 처리한 과정을 언급하며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날치기로 통과시켰다"고 공격했다. 이에 추 후보는 "사실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말한 뒤 잠시 감정이 격해진 듯 울먹이면서 "민주당이 어려워진 것은 천 후보의 책임이 크다"고 반격했다.
박 변호사에 대해 각 후보들은 "재벌기업에서 후원을 받고 대기업 사외이사를 지낸 이력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각 후보들은 경선 방식을 두고도 날카롭게 대립했다. 천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여성 후보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에 이의를 제기해 가산점 제도 철회를 관철시켰다. 그는 또 여론조사(경선에 50% 반영) 표본 연령대를 50세 이상과 미만 두 구간으로 나누기로 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경선 이후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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