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결혼·행복·미래… 당신이 가격을 매긴다면
-요즘 읽는 책은.
"에두아르도 포터가 지은 <모든 것의 가격> ." 모든>
-왜 이 책을.
"국책연구소에서 환경과 관련된 법을 만들 때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들여다 보니 만들어도 사람들이 지키지 않는 법이 있는가 하면, 잘 지키는 법이 있더라. 사람들의 기본 욕구를 잘 헤아리지 못해 그런 것 같다. 특히 기후변화는 현재 세대가 배출한 오염물질로 미래세대가 피해를 받는 대표적인 분야다. 그걸 생각하면 화석연료산업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공산품의 가격이 물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서…. 시장경제체제에서 가격은 막강한 힘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도 가격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싶어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가격은 모든 곳에 있다. 물건을 살 때만 가격이 있는 건 아니다. 생명 결혼 행복 같이 도저히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것에도 가격을 매긴다. 생명만 봐도 그렇던데, 책에 따르면 30대 젊은 남성의 가격은 약 280만달러지만, 70세가 넘은 남성은 60만달러 이하로 평가됐더라. 최근 혼인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결혼할 때 드는 비용이 높아서고, 양육비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공감했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행위는 사실 의식하지 못하는 가격에 기반을 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어떤 행위를 한다면 다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마찰이 있을 땐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면 되는지 알 수 있다. 조금 삭막한 감도 있지만 생명, 행복 등에 가격을 매긴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인상적인 대목은.
"미래의 자원은 과거보다 더 비싸질 것이다. 우리가 미래의 자원 가격이 오르지 않을 거라고 믿는 것은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다. 온난화 피해로 나타나는 종의 멸종, 토양의 척박화 등은 지구가 인류를 부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는 세계 경제가 자연 자원에 적절한 가격을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추천한다면.
"시장경제체제에서 가격과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환경보호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광범위하게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체계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어려운 경제학 이론 대신 수많은 사례가 담겨 있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모든 것의 가격> 은 미국 뉴욕타임스 에두아르도 포터 편집위원이 가격이 미래뿐 아니라 인간의 행복과 신앙, 생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심리학과 사회학, 경제학을 넘나들며 조목조목 입증한 책이다. 김영사ㆍ364쪽ㆍ1만4,000원. 모든>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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