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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패션몰이 몰려든다… 동대문 옆 동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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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패션몰이 몰려든다… 동대문 옆 동네로

입력
2011.09.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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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온라인 오픈마켓인 G마켓에 온라인쇼핑몰 '라이크모어(likemore)'를 개설한 강 솔(29)씨. 그는 일산에 거주하면서 매일 오전 8시까지 서울 동대문 패션타운으로 향한다.

우선 간 곳은 동북부시장. 동대문 도매 패션타운은 크게 ▦동북부 ▦동남부 ▦서북부 ▦서남부 등 4개 구역으로 나뉘는 게 그가 찾은 동북부 시장은 일명 '낮 시장(새벽 12~낮 2시)'으로 불린다.

그는 청평화시장과 디오트에 들러 거래매장에서 옷을 주문한 뒤, 동평화시장과 신평화패션타운에서 그 날의 패션 트렌드를 살핀다. 한 시간 정도 시장을 둘러 본 강씨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신당동에 마련한 온라인쇼핑몰 사무실로 발길을 돌린다.

업무를 마친 시간은 오후 9시. 강씨는 다시 '밤 시장(오후 9시~새벽 4시)'으로 불리는 동남부로 발길을 옮겼다. 디자이너클럽과 APM, 유어스에서 구매할 의류들을 확인하며 하루를 마친다.

동대문이 우리나라 패션타운으로 자리잡은 것 이미 오래 전. 그런데 최근 들어 동대문 주변에 거대 '온라인쇼핑몰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강 씨처럼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1인 창업자들이 동대문과 가까운 신당동, 보문동, 신설동, 창신동을 중심으로 사무실을 내고 있는 것.

특히 의류관련 온라인쇼핑몰은 봄ㆍ가을에는 창업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가을 시즌을 맞아 이 지역은 온라인매장(쇼핑몰)과 오프라인매장(동대문 패션타운)이 연계된 거대 쇼핑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설동 창신동 신당동 일대의 온라인쇼핑몰 운영자들은 보통 공동사무실을 임대해 쓴다. 어차피 상품보관과 배송은 다른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은 책상 하나에 컴퓨터 한대면 족하기 때문이다.

강씨가 입주한 신당동 사무실 역시 6층짜리 건물로, 2~4층이 이런 임대사무실이다. 한 층 당 100평 남짓한 공간에 30~40여개의 온라인쇼핑몰 사업자들이 칸막이 하나로 구분된 채 일하고 있다. 인근의 H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당동의 임대사무실 80% 이상은 개인창업자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온라인쇼핑몰 사업자들이 이 곳에 몰리는 이유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이들은 주로 동대문 패션타운에서 유행을 확인하고 제품을 도매로 구매하는데, 신당동 신설동 보문동은 걸어서도 갈 수 있을 만큼 동대문과 가깝다. 또 인근 창신동에는 의류제작공장들이 밀접해 있어 이 곳과도 접근이 용이하다. 한 사업자는 "온라인쇼핑몰 사업은 신속성과 기동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쇼핑몰 사업자들이 몰려들면서, 공실률 증가에 시달리는 다른 지역 오피스 건물들과는 달리 이 지역 건물의 임대시장은 꽤 성업 중이다. 여성 창업자들이 많아지자 이들의 구미에 맞는 10평 남짓의 쾌적한 룸 형태의 시설을 갖춘 곳도 많아졌다.

강씨는 "인근 임대사무실들은 보증금이 없는데다 월 사용료 25만~30만원(관리비와 부가세 포함)만 지불하면 인터넷, 팩스, 프린터 등 모두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면서 "사무실과 계약된 택배회사를 이용하면 일반적으로 4,000원인 배송비가 2,500원으로 절약되고 촬영 스튜디오도 갖춰져 있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온라인쇼핑몰 사업자들과 연계된 관련산업이 함께 뜨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14의 이미윤 과장은 "동대문 주변상권이 뜨면서 다른 지역과는 달리 매매가격도 뜨고 있고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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