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전면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는 "이국철 회장의 주장은 허무맹랑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이라며 "억울하면 검찰에 고발하면 될 것이지 언론에다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 차관은 또 "검찰이 수사를 하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검찰 조사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신 전 차관에 제기된 의혹은 크게 7가지로 정리된다. 이 회장에 따르면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으로부터 ▦2002년부터 2006년 한국일보와 조선일보에 재직 당시 매달 300만~500만원, 500만~1,000만원씩 받고 ▦2006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대선 캠프(안국포럼)에 들어간 뒤에는 매월 1,500만~1억원씩 지원받았다. 또 ▦2007년 대선 직후부터 2008년 2월까지 대통령 당선자 정무ㆍ기획2팀장으로 지낼 때는 월 1,500만~5,000만원씩 받았다. 하지만 신 전 차관은 "모두 엉터리 이야기"라며 "술값을 그 사람이 낸 적이 있다고 하면 수긍하겠지만 (이 회장의 주장처럼)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일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 전 차관은 또 '이 회장의 주장은 구체적인데 이에 대한 해명은 부실하다'고 지적하자 "돈을 줬다는 건 증명할 수 있어도 받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으로부터 정기적으로 후원 받은 의혹 외에도 ▦2008년과 2009년 추석 때 각각 상품권 3,000만원, 2,000만원어치 수수 ▦2006년 안국포럼 시절부터 지난해 8월 차관에서 물러날 때까지 SLS그룹 법인카드 사용 ▦지난해 장관 낙마 직후 네팔 여행, 올 초 일본 여행 당시 경비를 도움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이 무슨 필요에 의해 그런 말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친구라고 해서 같이 술 먹고 여행 몇 번 다녀온 게 전부"라며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고 황당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신 전 차관은 또 이 회장과 알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이 회장과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 그는 "이 회장이 2002년 가을 좋은 기사를 써준 대가로 3,000만원을 받고 관계를 맺었다고 하는데 그런 기사를 쓴 적이 없다"며 "기자생활 하면서 회사(한국일보)에 누를 끼칠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신 전 차관은 한국일보 사회부장, 논설위원, 정치부장, 부국장을 거친 뒤 2004년 1월 조선일보로 이직했으며, 1999년 워싱턴특파원 당시 조지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있던 이명박 대통령과 맺은 인연으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가 2008년 3월 문화관광부 2차관으로 임명됐다. 2009년 4월부터는 1차관을 지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비리 백화점' 꼬리표를 달고 낙마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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