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식욕의 계절. 유달리 입맛이 당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지만, 살 빼려고 큰맘 먹었던 이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그만큼 늘어나게 마련이다. 살찌지 않도록 현명하게 식욕을 조절해 올 가을 무사히 견딜 방법을 알아보자.
보통 기온이 낮아지면 식욕이 증가한다. 뇌 속 시상하부라는 부위에는 배부름을 느끼는 포만중추와 배고픔을 느끼는 섭식중추가 있는데, 체온이 떨어지면 포만중추에 대한 자극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을 때 몸에서 열이 발생하면서 포만중추가 자극을 받아야 그만 먹고 싶어지는데, 체온이 낮아지면 포만중추가 자극되는 온도까지 도달하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그만큼 먹는 양이 많아지게 된다. 더울 때 입맛이 없어지는 현상은 이와 반대다. 조금만 먹어도 체온이 이미 포만중추가 자극 받는 온도까지 올라가 있어 금방 배부름을 느끼는 것이다.
왕성해지는 식욕을 줄이려면 결국 포만중추를 빨리 그리고 오래 자극하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단백질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1시간 정도 후부터 소화가 되기 시작해 몇 시간씩 체온을 높게 유지한다. 그만큼 포만중추가 오랫동안 자극 받아 배고픔을 덜 느끼게 된다. 포만감을 유지시키는 시간은 단백질이 가장 길고 다음이 탄수화물, 지방 순이다.
또 날씨가 화창한 가을엔 활동량이 늘어 몸의 에너지 소비가 많아진다. 그럴수록 섭식중추가 자극을 받아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섭식중추가 금세 자극 받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식욕을 억제하는 좋은 방법이다. 설탕이나 시럽, 흰 밀가루, 흰 쌀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보다 고구마나 고기, 나물 같은 복합탄수화물 음식을 먼저 먹으면 된다. 혈당을 급격하게 올렸다 떨어뜨리는 정제탄수화물은 금방 배고픔을 느끼게 만든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는 "정제탄수화물 섭취로 음식을 먹기 전보다 혈당이 떨어지면 이를 막기 위해 우리 몸은 혈당을 올리기 위해 다시 단 음식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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