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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전문가 3인 진단 "유로존 해체·미 더블딥 배제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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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전문가 3인 진단 "유로존 해체·미 더블딥 배제못해"

입력
2011.09.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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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세계가 주목했던 또 하나의 이벤트가 끝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경기 부양책으로 4,000억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단기 국채를 매도하는'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카드를 내놨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오히려 "경제성장 속도가 여전히 느리다"는 연준의 경기 인식, 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미국과 이탈리아 대형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더 민감하게 움직였다. 우리 환율이 폭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다시 요동쳤다.

좀체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점점 더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 대해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어떤 진단을 내놓을까.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신현송 미 프린스턴대 교수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의 대표 경제학자 3명은 "지금 미국과 유럽의 위기가 한두 가지 임시 처방으론 해결이 불가능한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공통된 진단을 내놓았다.

근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해체, 미국 경제 더블 딥(이중 침체) 등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체력이 튼튼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점점 거세지는 파고에 대응하려면 체력을 더욱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경고다.

손 교수는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의 재정위기가 계속 심각해지면서 유로존이 깨질 가능성이 있고, 깨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재정위기 국가들이 탈퇴하거나,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독일이 이탈하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높은 실업률 등 미 국내적인 요인과 유럽 재정위기 등 국외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더블 딥으로 갈 확률이 40%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이 수석은 미국보다 유럽의 상황을 훨씬 심각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전화 통화에서"미국은 경제성장률이 조금 더 둔화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뿐이지만, 유로존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라며 "유로존의 경우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전망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위기를 단시일 내 해결할만한 뚜렷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손 교수는 연준이 내놓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관련, "경제가 더블 딥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장기금리를 낮춰준다고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강제로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고 평했다. 이 수석 역시 "현재로선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4,500억달러 규모의 일자리 창출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 외엔 뾰족한 묘수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해법으로 은행 증자를 제시했다. 그는 뉴욕특파원과의 자리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유럽에 증자를 강력하게 권고한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유럽 은행의 자본이 제때 확충되지 않으면 실물 경제에 신용경색을 가져 와 경기 위축과 신용 경색 등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연히 한국 경제도 낙관할 수 없다. 손 교수는 "파도가 치면 배가 출렁일 수밖에 없다"고 했고, 신 교수는 "달러 자금난에 처한 유럽은행이 달러 자산거래를 줄이면, 한국을 포함해 신흥시장 자금 흐름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수석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극심했던 해외 불신이 다소 해소되긴 했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선 안심할 수 없다"며 "높은 대외 의존도를 보완할 수 있는 각종 장치들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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