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장녀 김모(28)씨의 차량 구입 비용을 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71ㆍ구속기소)씨가 제공해 준 정황을 포착,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부분이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와 관련성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최근 박씨한테서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김씨가 올해 1월 모 자동차 회사의 중형 승용차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회사로부터 김씨의 자동차 매매 계약 관련 서류 일체를 제출받아 구입 경위와 대금의 출처를 캐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김 전 수석을 상대로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를 청탁하면서 90차례나 집중적으로 통화했고, 차량 구입 시점도 그 직후인 올해 1월이라는 점에서 로비의 대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김 전 수석이 박씨와 골프 라운딩을 수 차례 갖고, 상품권과 골프채 등을 포함해 1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 김 전 수석을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혐의 사실에 대해 캐물었다. 검찰은 특히 김 전 수석을 상대로 딸의 차량 구입 경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수석은 그러나 "박씨와 개인적 친분이 있어 만나거나 통화하긴 했으나, 부산저축은행 로비를 받거나 내가 어떤 '액션'을 취한 적도 없고 부정한 금품을 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차량 구입 의혹에 대해서도 "딸이 학업과 연수를 마치고 올해 초 일자리를 얻었는데, 회사에서 차량을 지원해 준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수석에 대해 조만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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