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 사는 주부 장미영(가명) 씨는 추석 전에 가까운 남문시장을 찾았다. 남편 회사에서 명절 선물로 나온 1만원권 온누리상품권 10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다. 장 씨는 "밤을 사고 상품권을 내니까 4,000원을 거슬러줬다"며 "모든 상점에서 사용이 가능해 편리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온누리상품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상품권을 발행하는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추석을 앞둔 8월1일~9월9일 판매액은 1,028억원으로 지난해 추석판매액 255억원과 올해 설 판매액 262억원보다 4배나 많다. 판매량도 계속 증가해 2년간 누적 판매액이 2,568억원에 이른다.
전통 시장 상인들도 온누리상품권 덕을 톡톡히 봤다. 시장경영진흥원이 가맹점포 8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9월5~11일에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한 판매액이 점포당 평균 3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점포당 평균 판매액 22만원 대비 5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점포당 평균 매출액도 75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정석연 시장경영진흥원장은 "7월부터 전통시장 가는 날 캠페인을 하면서 상품권 판매액이 크게 늘었다"며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추석에 온누리상품권을 준 것도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2009년 7월 처음 판매됐다. 우체국과 기업은행, 새마을금고 등 9개 기관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전국 전통시장 1,517개 가운데 1,283개에서 상품권을 받는다. 종류는 5,000원권과 1만원권이 있으며 현금 구매시 3%를 할인해준다.
하지만 온누리상품권이 더 확대되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중기청에 따르면 미사용된 온누리상품권이 310억원에 이른다. 발행액에 비하면 60%만 사용된 셈이다. 따라서 사용처를 전통시장을 넘어 골목슈퍼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제주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지역 상품권이 인기를 끌면서 온누리상품권이 외면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 지역은 판매량이 17억원에 불과하다. 중기청 관계자는 "가맹 점포수를 늘리고 판매 금융기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5만원권 등 고액권과 온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한 전자상품권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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