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오자크카운티의 마운틴 그로브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짐 데벨은 최근 아내 제니퍼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기로 했다. 지역 사랑방 역할을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마운틴 그로브 포럼'에 얼마 전 아내 관련 글이 익명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마약에 찌들고 에이즈에 걸린 창부'라는 글이 퍼지자 부부는 집 앞 슈퍼마켓에도 가지 못할 지경이 됐고 결국 식당을 접기로 한 것이다.
소셜 미디어 웹 사이트가 미국의 시골 마을들을 흔들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21일 인구가 수백~수천명에 불과한 한적한 시골 마을의 주민들이 최근 정보 공유의 장을 식당과 카페에서 인터넷으로 옮겼다가 적지 않은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디애나주 오스틴에서는 최근 한 여성이 자녀 셋을 죽이고 목숨을 끊었다. 사건은 익명의 게시자가 주민들이 방문하는 웹 게시판에 그의 이혼과 관련한 이야기를 올려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후 벌어졌다. 그는 죽기 몇 시간 전 "이제 고통에서 벗어날 때"라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남겼다.
문제가 특히 심각한 사이트는 토픽스(Topix)다. 검색 포털 토픽스에는 지역별 게시판이 운영되는데 동네 식당, 학교 제도, 정치, 그리고 이웃에 대한 적나라한 루머가 아무런 제재 없이 익명으로 올라온다. 소문의 수위가 높을수록 게시판의 인기는 올라간다.
인구 365명인 켄터키주 하이든의 지역 포럼 게시판에는 낮 12시 한때 107명이 동시 접속하기도 했다. 마운틴 그로브 포럼 역시 하루 3,700명의 방문자수를 기록한 적도 있다.
토픽스 운영자 크리스 톨스는 "하루 5,000여개 도시에서 12만5,000개의 게시물이 올라온다"며 "불화나 분쟁이 많은 지역일수록 포럼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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