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전ㆍ현직 주장이 나란히 2011~12 잉글랜드 칼링컵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대표팀의 전 캡틴 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야전 사령관으로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베스트 11 진입 전망을 밝혔다. 박지성은 21일 오전(한국시간) 앨런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2부리그)와의 칼링컵 32강 원정 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도움 2개를 기록, 3-0 대승을 이끌었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은 이날 파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했다. 박지성이 라이언 긱스와 함께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했고 중앙 미드필더가 본업인 마이클 캐릭은 중앙 수비수로 투입됐다. 측면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오른쪽 풀백으로 나섰다.
그러나 맨유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리즈를 몰아붙인 끝에 완승을 거뒀다. 박지성은 전반 15분 마이클 오웬의 선제 결승골과 전반 종료 직전 긱스의 쐐기골을 배달하며 주어진 임무를 100퍼센트 완수했다.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박지성은 시즌 초반 애슐리 영, 루이스 나니에 밀려 본업인 측면 미드필더로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측면에 설 자리가 좁아진 박지성은 중원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 시즌 초반 퍼거슨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던 중앙 미드필더 톰 클레벌리는 발목 인대 부상으로 다음달 중순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리즈전 활약으로 박지성은 클레벌리를 대신할 유력한 카드로 떠올랐다. 이전에도 AC 밀란(이탈리아), 첼시, 리버풀 등 강호들과의 대결에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박지성은 리즈전 활약으로 중원에서도 확실히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조광래호'의 주장 박주영은 고대하던 아스널 데뷔전을 치렀지만 기대를 밑돌았다. 21일 런던 에미리트스타디움에서 열린 슈루스버리(4부리그)와의 홈 경기에 원 톱 마루앙 샤막 아래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지만 새로운 동료들과 원활한 호흡을 보이지 못하며 한 차례 슈팅을 날리는데 그쳤다. 아스널은 선제골을 내주는 등 하위팀을 상대로 고전한 끝에 3-1로 역전승했지만 박주영은 2대1로 앞선 후반 26분 일본의 신예 미야이치 료(19)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박주영은 데뷔전에서의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연착륙에 난항이 예상된다.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18)이 이날 골을 터트린 것도 박주영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측면 미드필더인 챔벌레인은 아스널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유망주. 박주영에 밀려 출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리즈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뽑아내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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