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토마토2저축은행 명동지점의 분위기는 예금을 빼내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전날과는 달리 한산하고 차분했다. 20명 남짓의 고객들이 대기번호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거나 몇 명씩 흩어져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서울 이촌동에 사는 여모(73ㆍ여)씨는 "돈을 찾으러 온 게 아니라, 외려 돈을 찾아가지 말라고 젊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여년 전 해동금고 영업정지 때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데, 자기 돈만 찾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면 더 큰 일이 난다는 걸 깨달았다"며 "어제도 2시간 동안 예금자들을 상대로 내 경험을 들려줬다"고 했다.
모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 영업정지의 유탄을 맞은 토마토2저축은행의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은 진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니다. 김난식 명동지점장은 "오후 들면서 대기 고객이 오전보다 더 줄었다"며 "그마저도 분위기를 살피거나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확인하러 온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토마토2저축은행이 18일 영업정지 된 토마토저축은행과는 별개의 법인인데다, 확보해둔 돈도 5,000억원이나 돼 안전하다는 설명을 듣고는 돈을 찾지 않고 그냥 돌아가는 고객이 상당수라는 설명이다.
예금 인출 규모도 크게 줄었다. 이날 오후4시 현재 토마토2저축은행의 예금 인출액은 32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같은 시각(416억원)에 비해 23%, 최종집계액(450억원)에 비해선 30% 가까이 줄어든 액수다. 토마토2 관계자는 "올해 초 영업정지 사태를 겪은 고객들의 학습효과와 5,000억원의 여유자금이 주는 안도감 덕에 21일쯤이면 예금 인출 규모가 눈에 띄게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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