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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줄여라" 글로벌 자동차사 제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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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줄여라" 글로벌 자동차사 제휴 열풍

입력
2011.09.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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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행사장. 르노닛산이 2014년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의 소형차 모델에 다임러의 '벤츠 B 클래스'플랫폼(차체를 비롯해 주행에 필요한 모든 장치)을 활용할 것이라는 깜짝 발표가 나왔다. 지난해 4월 자본, 기술 등에서 상호 협력을 다짐했던 두 회사가 구체적인 실행에 들어간 것. 두 회사는 또 르노닛산의 소형차'트윙고(Twingo)'와 다임러의 소형차'스마트(smart)'플랫폼을 토대로 미래형 전기차를 함께 만들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12년 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르노와 닛산이 다임러라는 새로운 우군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 이른바 짝짓기 열풍이 뜨겁다. 르노닛산-다임러 뿐이 아니다. 포드는 지난달 22일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손잡고 소형 픽업트럭, 스포츠유틸리티(SUV)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닉 라일리 제너럴모터스(GM) 유럽 사장도 "현재 공동 사업을 진행할 파트너 찾기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합종연횡 열풍은 차량 기술 개발에는 천문학적 투자 비용이 드는 반면 그 성공 여부는 불확실한 데 따른'위험 분산' 욕구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각종 난제에 직면해 있다. 연료비 상승과 함께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연비 관련 제도들을 갈수록 까다롭게 하고 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등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어느 것이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대세로 자리잡을 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현실화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결국 시계 제로의 불확실성 속에서 파트너를 찾아 리스크를 분산해 보려는 시도가 짝짓기 형태로 나타나는 셈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과 디터 제체 회장도 "거대한 그림을 그리자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이유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의 제휴가 성공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어 이들의 동거가 얼마나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그 동안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는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이 12년 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을 빼고는 이렇다할 짝짓기 성과가 없었다. 한쪽이 다른 쪽을 지배하려 하는 인상을 주거나, 기업간 일처리 방식과 관련한 문화적 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경차 전문 브랜드 스즈키자동차는 12일 "폴크스바겐과 2년 동안 이어 온 동맹 관계를 끊는다"고 선언했다. 스즈키 측은 "폴크스바겐이 우리를 지배하려 한다"며 "그들이 소유한 우리 지분 19.89%를 되사겠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앞서 "스즈키측이 피아트의 디젤 엔진을 공급받기로 한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전기차 공동 개발, 지분 교환 등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앵과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도 지난해 이별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상호 필요에서 시작된 최근의 제휴 열풍은 당사자들간 협력관계를 이어 가겠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재정적 구조가 갖춰졌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이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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