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로서는 유일하게 영업정지 대상에 포함된 제일저축은행의 거래가 19일 정지되면서 정보에 어두워 막판에 물량을 떠안은 개미들만 또 당하게 됐다. 기관은 주식을 청산한 지 이미 오래고, 외국인 역시 '먹튀'에 성공했다.
제일저축은행은 19일 한국거래소의 영업정지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18일부터 2012년 8월 16일까지 영업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일저축은행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절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제일저축은행은 이날 감사보고서에서 신한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감사 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제일저축은행이 상장 폐지될 경우 주당 1,340원에 거래 정지 된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된다.
3월 말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제일저축은행 지분 중 46.41%는 최대주주인 유동천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또 우리사주조합이 7%, 한국밸류자산운용이 5.37%를 보유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한국밸류자산운용은 5월까지 보유지분 전부를 장내 매도했다. 회사 관계자는 "5월 초 제일저축은행 자금이 최대주주의 친인척 쪽으로 빼돌려진 일이 발생했는데, 최대주주가 회사의 자금을 이상한 곳으로 돌린다고 판단해 지분 전액을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외국인 역시 이상기류를 미리 간파하고 빠져나갔다. 2008년 초만해도 12% 넘게 지분을 보유했던 외국인은 현재 0.06%만 갖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부실 저축은행 발표 일주일 전인 9일부터 주식을 2,500주 가량 순매수해 바닥을 헤매던 주가를 상한가(15일)로 끌어올린 뒤, 15, 16일 이틀간 4,080주를 팔아 치웠다. 이 주식들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에게 넘어갔다.
정보에 밝은 기관과 외국인이 이렇게 빠져나가는 동안, 개인들은 4월 이후 84만9,905주를 순매수(비중 6.61%)하며 되레 보유지분을 늘리기에 바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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