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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포털씨의 징그러운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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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포털씨의 징그러운 유혹

입력
2011.09.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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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 신문보다, 책보다 더 많이 읽는 것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다. 포털(portal)은 관문(關門)이란 뜻에서 왔다고 한다. 관문은 국경이나 요새의 성문이지만 인터넷 관문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초기화면이다. 내가 보기에 인터넷 관문은 요란하고, 선정적이고, 상업적일 때가 많다.

포털 사이트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데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짜증날 때가 많아서 하는 말이다. 지난 휴일에 즐겨 이용하는 어느 포털에서 충격적이면서 선정적인 뉴스 제목이 떠 깜짝 놀라 클릭해보니 어느 신문에서 연재하는 소설가 정비석 선생의 '자유부인'에 대한 이야기였다. 시쳇말로 제대로, 확실히 낚인 기분이었다.

정작 신문에서는 품위 있는 제목을 달고 있었는데 포털로 나오면서 선정성 미끼 제목으로 바뀌어 있었다. 얼마 전 이 연재를 통해 '짜장면'이 표준어가 된 것에 대한 소회를 밝혔는데 뜻밖에도 막말의 '악플'이 달렸다. 그땐 저 친구가 왜 그러나 했는데, 그 친구 역시 나처럼 포털의 미끼 제목에 낚였던 모양이다.

결국 나도 신문의 원래 제목과 다른 포털의 유혹성 제목으로 피해를 입었다. 신문에서 편집기자가 고심하면서 점잖은 옷을 입힌 제목이 포털에서는 반나체나 나체로 변한다. 이 문제에 대해 언론이 고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젠더'(Gender)를 잃어버리고 수시로 변신하는 포털 씨가 징그러워진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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