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좋은 매물은 다시 안 나올 것이다."(모 금융지주 관계자)
시중은행 및 증권사들이 영업정지 저축은행 인수에 발벗고 나설 태세다. 토마토, 제일 등 자산 규모 2조원이 넘는 업계 2~3위를 비롯해 중대형 저축은행이 대거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영업정지 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벌써부터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7개 저축은행은 45일 안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5% 이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 매각되거나 파산 절차를 밟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몇몇 저축은행은 모든 금융지주사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며 "우리도 물론 인수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도 "2~3개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어윤대 회장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KB금융의 포트폴리오 상승 효과가 있는 저축은행이라면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인수할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 2월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던 우리금융은 최근 이팔성 회장이 "1~2개 저축은행을 더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줄곧 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해 온 하나금융 역시 "저축은행 인수 의사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도 이번에 영업정지 된 중대형 저축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앞서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패키지 매각에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던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관심을 갖고 인수 타당성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혀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파랑새(부산)를 제외한 6개 저축은행이 자금 동원력이 뛰어난 수도권에 위치한 데다, 토마토, 제일, 제일2, 프라임저축은행 등은 패키지로 묶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대형이어서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앞서 영업정지 된 '전주+대전+보해저축은행' 패키지가 두 차례 유찰된 것도 비(非)수도권, 소형이라는 한계 때문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인수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엄청나게 큰 '미끼'가 던져졌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도 "올해 상반기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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