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병이 뇌수막염으로 사망하면서 군 의료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전체 국방예산의 1% 수준인 열악한 예산, 경험 적은 군의관 배치 등 의료체계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밤 10시에 방송하는 KBS1 '시사기획 KBS 10'은 최근 군 의료사고 등을 집중 점검하며 군 의료 실태를 고발한다.
우리 군은 전력 규모로 볼 때 세계 6위지만 의료체계는 후진적인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장기 군의관 육성을 골자로 한 군의관 육성 교육기관인 국방의학원 설립법안은 발의 2년이 넘도록 국회에 계류돼 입법 무산위기에 처했다. 전염병 관리부실과 의료 사고 은폐 등 의료법의 적용도 받지 않는 의료 사각지대에서 60만 대군의 건강과 목숨이 위협 받고 있다.
지난 4월 사망한 노우빈 훈련병은 20㎞ 완전군장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 후 38도가 넘는 고열증세를 보였다. 그러나 그가 받은 처방은 고작 해열진통제 2정 복용. 상태가 악화되고 열이 내리지 않아 다음날 낮 논산훈련소 지구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그는 목숨을 잃었다. 사인은 폐혈증에 따른 급성호흡곤란 증후군. 부검결과 노 훈련병은 단순 폐혈증에 인한 급성호흡 곤란증후군이 아닌 법정전염병인 뇌수막염이었다.
또 다른 피해자 김진관 씨의 경우 입대 후 극심한 피부병으로 정상적인 군 복무를 할 수 없었으나, 병명도 알지 못한 채 병영생활을 견뎌내야만 했다. 그는 민간병원에서 콜린성 두드러기라는 진단을 받고 입대 1년 만에 현역부적합으로 조기 제대했다.
취재진은 신병교육대와 전방사단, 후방 병원 르포를 통해 심각한 군내 병원인력 부족과 응급구조 체계의 미비를 지적한다. 법정 전염병의 온상이 되어버린 군 부대의 열악한 상황도 카메라에 담았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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